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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北강경 노선 시그널?…美, 기체에 미사일 단 ‘죽음의 백조’ 공개

對北강경 노선 시그널?…美, 기체에 미사일 단 ‘죽음의 백조’ 공개

Posted November. 26, 2020 08:30,   

Updated November. 26, 20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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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기체 외부에 무장을 장착하고 비행하는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AGM-183A)의 B-1B 폭격기 장착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한 것. 최근 F-35A 스텔스 전투기로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개량형 전술핵폭탄인 벙커버스터(관통폭탄)를 투하하는 시험을 공개한 데 이어서 중국의 역내 군사적 부상과 북한의 핵위협 등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도 한동안 긴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적 우월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전략무기를 총괄하는 미 전략사령부는 24일(현지 시간) B-1B 폭격기가 최근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기지 상공에서 모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기체 하단에 장착하고 비행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B-1B 폭격기가 외부에 무장을 탑재하고 비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 전략사는 “이번 시험 비행이 B-1B에 극초음속 무기의 장착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밝혔다.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1B 폭격기는 기체 내부에만 각종 재래식 미사일과 폭탄을 장착하고 있다. 1990년대 초 미국과 러시아의 핵감축협정 합의 이후 B-1B의 핵무장이 금지되면서 핵미사일을 달았던 외부 무장대를 없앴기 때문. 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굴기가 가속화되고,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되면서 미 공군은 B-1B 폭격기의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 2022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AGM-183A를 다량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B1-B 기체 한 대에 최대 30발가량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개발업체인 미 록히드마틴사가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은 공중에서 발사된 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대기권 상층으로 솟구쳤다가 낙하하면서 최대 음속의 20배 속도로 수천 km 밖의 지상 표적을 초정밀 타격하는 무기다. 기존 공중발사 순항미사일보다 17배 이상 빠르고, 현존하는 어떤 미사일방어체계로도 요격이 불가능해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미국은 지난해 6월 B-52 전략폭격기에서 극초음속미사일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미 전략사는 향후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18대가량의 B-1B 폭격기를 인도태평양 지역에 순환 배치해 중국을 보다 강력히 견제하고, 대북 억지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B-1B 폭격기가 전력화되면 북한의 핵도발 등 유사시 대응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고, 이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효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전날(24일) 북한의 핵시설과 지휘부가 숨은 지하 벙커를 제거할 수 있는 개량형 전술핵폭탄(B61-12)을 F-35A 스텔스 전투기에서 투하해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시험을 공개한 직후에 B-1B 폭격기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테스트를 공개한 것은 다분히 북-중 양국에 대한 경고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대북강경 노선의 ‘시그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으로 일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대북관계와 비핵화 협상에 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