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초강력 제재에 나선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한국의 ‘탈(脫)화웨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에 동참하고 있는 나라로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의 화상 대담에서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통신업체를 통해서만 (해외 주재) 우리 대사관으로 정보가 들어올 수 있다고 전 세계에 밝힌 상황”이라며 “한국 호주 일본 인도 등 동맹 및 친구들과 함께 (중국 업체를 배제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4개국) 모두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갖게 된 나라들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등을 배제하는 전략을 4월 ‘클린 패스(Clean Path)’라 명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한국도 주한 미국대사관의 보안을 위해 화웨이를 배제한 통신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보이콧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국의 동참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클린 패스’ 참여를 압박한 셈이다.
미 국무부는 이달 들어 한국의 ‘클린 패스’ 동참 요청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0일 화상으로 열린 제5차 한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포럼에서도 미 국무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클린 패스’ 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미국이 화웨이 배제 등 ‘반중(反中) 전선’에 한국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 대정부 질의에서도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의 (반중 연대 참여) 결정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상 대담에서 비핵화 협상을 위해 “북한과도 노력하고 있다”며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겉으로는 조용해도 여전히 많은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미 간 물밑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중국에 강력하게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신을 보내 “두 나라의 전략적 선택인 조중(북-중) 친선을 보다 새로운 높은 단계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6일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 정권수립 72주년을 축하하는 서신을 보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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