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를 살짝 흩뿌리며 볼이 벙커 밖으로 탈출을 시작했다. 일직선으로 곱게 뻗어가던 볼은 그린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한국 남자 골프의 신성 김주형(18)은 두 손을 번쩍 하늘로 들었다. 8번홀(파3)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김주형은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는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9일 전북 군산 군산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김주형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적어 내며 오후 4시 현재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단독 선두 박은신(30·사진)을 1타 차로 쫓고 있는 김주형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주형은 “더 어릴 때는 1라운드 성적이 좋으면 우승에 대한 기대도 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점점 경험이 쌓이고 나서부터 그런 것들이 사라졌다. 3일이나 남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앞서 5일 끝난 올 시즌 코리안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아쉬운 경험을 했다. 최종일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 연장에 돌입했으나 연장 첫 번째 홀에서 1.5m 퍼트를 놓치며 우승컵을 놓쳤다. 심기일전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에 도전한다. 이 부문 기록은 2011년 NH농협 오픈 챔피언 이상희(28)가 세운 19세 6개월 10일이다. 김주형은 앞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최연소 우승은 꼭 갖고 싶은 타이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퍼터를 바꾸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김주형은 “연습라운드에서도 퍼트가 잘 안돼 새로운 퍼터로 바꿔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며 “퍼터를 바꾸고 나서 터치감이 좋아졌고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은신 역시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퍼트를 꼽았다. 박은신은 “오늘처럼만 퍼트가 되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남은 3일 동안 퍼트 연습을 하면서 좋은 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신은 코리안투어에 입문한 뒤 10년 동안 상위권에 이름을 종종 올리긴 했지만 아직 우승의 맛을 보지 못했다. 생애 첫 우승을 위해 근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는 박은신은 “해외 선수들을 보면 웨이트트레이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거의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며 “덕분에 4일간 지치지 않는 체력이 길러졌고, 경기할 때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정훈 hu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