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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LG화학 공장서 가스누출 9명 사망

Posted May. 08, 2020 08:49,   

Updated May. 08, 20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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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LG화학 공장에서 7일 가스가 누출되면서 새벽에 잠을 자고 있던 인근 지역 주민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독가스로 의식을 잃거나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약 100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70명가량은 의식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오전 3시 30분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동남부 항구도시 비샤카파트남에 위치한 LG화학 공장에서 스티렌(합성수지) 가스가 누출됐다. 이 공장은 화장품 용기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스티렌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원료물질인 스티렌은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현지 경찰은 3월말 봉쇄령 이후 5000t 규모의 탱크가 방치됐고, 탱크 내부에서 화학작용으로 열이 생기면서 가스가 발생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매체의 영상과 사진에는 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한 채 속옷 차림으로 병원에 실려 온 어린이 환자 두세 명이 침대 하나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가 많고 이들 대부분은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300∼400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역 병원 관리자 B K 나이크 씨는 AFP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 병원까지 이송된 인원이 최소 1000명”이라며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자다가 아예 의식을 잃고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약 1500명을 대피시켰으며 발견되지 않은 가구 내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샤카파트남에는 약 3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공장의 가스 누출 사실을 확인한 뒤 통제한 상황”이라며 “현지 마을 주민의 피해 상황과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주민 보호와 피해자 치료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1984년에도 보팔의 미국 유니언 카바이드 화학공장에서 농약 원료로 쓰이는 아이소사이안화메틸(MIC) 42t이 누출돼 공장 주민 약 3500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다. 정부 통계는 약 10만 명이 이 사고 여파로 만성 질환을 겪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