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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늘자 하늘이 파래졌다

Posted March. 31, 2020 08:13,   

Updated March. 31, 20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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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중이용시설이 속속 폐쇄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난 2월에 우리나라 대기오염 물질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오염물질 배출이 줄면서 대기질이 빠르게 회복되는 현상이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팀은 천리안 위성1호에 있는 해양관측탑재체(GOCI)를 통해 관측한 2월 한국의 에어로졸 농도 이미지를 30일 공개했다. 에어로졸은 초미세먼지(PM2.5) 등 대기 중에 고체나 액체 상태로 떠다니는 작은 입자로, 농도가 높을수록 오염도도 높다.

 대기중에 에어로졸이 적을수록 관측 이미지에서 파란색이 짙어진다. 지난해 2월 국내 대기 이미지와 비교할 때 올 2월의 파란색이 훨씬 선명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서해상의 에어로졸 농도도 줄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 2월 국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m³당 24μg으로, 전년 동기 평균 농도(33μg)보다 27% 낮다.

 김 교수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환경위성 (TROPOMI)이 관측한 지구 이산화질소(NO2) 농도 중 대구 지역 농도도 분석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이산화질소가 지난해 2월과 비교할 때 올 2월이 훨씬 옅어졌다. 김 교수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의 특징은 장거리 이동이 잘 안 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염도를 정확히 보여준다”며 “대구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들이 지난해 2월에 비교할 때 크게 줄었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교통량과 공장 배출 오염물질이 줄어들면서 대기질이 개선된 현상에 대해 대기과학자들은 ‘왜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야 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입을 모은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대구의 대기질 변화는 오염물질 배출과 대기 중 농도 모두 급격하게 줄어든 케이스”라며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대기오염 실험을 해 보게 된 셈으로 향후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월 대기질 데이터를 분석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3월(1∼29일) m³당 전국 초미세먼지 농도는 21μ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μg)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환경부는 대기질 개선 원인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급감한 교통량의 영향과 더불어 계절관리제로 인한 사업장·발전소 배출 저감 영향, 유난히 비가 많이 오고 동풍이 많이 불었던 지난겨울의 기상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