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가장 깊은 곳에도 ‘비닐봉지’가 있었다.
‘인류 역사상 바닷속 가장 깊은 곳을 다녀온 인물’이 된 미국 월가 트레이더 빅터 베스코보(53)가 전해 온 비보다. 지난달 28일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에서 1만928m를 잠수하는 데 성공한 베스코보의 탐험 후기가 13일 CNN 등에 공개됐다.
베스코보는 미국 사모펀드 ‘인사이트 에퀴티 홀딩스’의 창립자 겸 투자자이며 퇴역 해군 장교다. ‘탐험가 그랜드슬램(남북극점 및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을 달성한 탐험가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말부터 오대양의 가장 깊은 지점을 탐사하기 위해 팀을 꾸려 ‘파이브 딥스 엑스퍼디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는 챌린저 해연의 바닥에 도달했을 때 자신보다 먼저 그곳에 도착한 인류의 흔적을 발견했다. 알파벳 ‘S’가 적힌 물체였다. 이 물체를 수거하지는 못했지만 연구팀은 이 물체가 비닐봉지 혹은 포장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탕 포장지도 함께 발견됐다. 그는 영국 더타임스에 “불행하게도 인간의 흔적은 이렇게 먼 곳까지도 도달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지구의 기원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4종의 새로운 생명체도 발견했다.
그는 수압을 완벽하게 견딜 수 있는 유인잠수정 ‘리미팅 팩터(Limiting Factor)’를 만드는 데 48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썼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리미팅 팩터는 4차례 챌린저 해연을 탐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가장 깊이 잠수했던 28일에는 베스코보가 홀로 다녀왔다. 그는 “해저는 평평하고 베이지색의 분지였으며 토사가 두껍게 깔려 있었다. 작고 반투명한 생명체들도 살아 움직였다. 해저에도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고 뉴스위크에 전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을 탐사한 사람은 베스코보를 포함해 네 명뿐이다. 1960년 자크 피카르와 돈 월시가 1만912m를 잠수해 세계 기록을 갖고 있었고, 최근엔 2012년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홀로 1만908m 잠수에 성공했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