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벤투호의) 왼쪽 수비수 자리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A대표팀에 복귀하는 ‘비운의 수비수’ 김진수(26·전북)는 기대에 들떠 있다. 잇단 부상으로 냉가슴을 앓았던 그는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잔뜩 움츠러든 가슴을 활짝 펼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9)의 부름을 받아 11일부터 20일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 대표팀 조기 소집 훈련에 돌입했다. 김진수의 벤투호 승선은 이번이 처음. 소집 전날 전화 통화로 들은 그의 목소리에는 그간의 공백이 부담이 되면서도 언제든 대한민국의 왼쪽 수비를 책임질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제 축구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소집 훈련은 앞으로 어떤 축구를 해나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인 것 같습니다.”
김진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둔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다쳐 월드컵은 물론이고 K리그 시즌 막판까지 재활에만 전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김진수다. 그 연속된 불운은 10월 28일 전북과 수원의 K리그1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한 그가 7개월여 만에 복귀한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아낸 이유였다. 김진수는 지난달 4일 울산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K리그 복귀 골을 신고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번 다쳤던 선수는 다 그럴 거예요. ‘또 다치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하죠. 하지만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기간에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한 경기를 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에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장착한 김진수는 그간 홍철(수원)과 박주호(울산)가 맡아온 벤투호의 왼쪽 풀백 주전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벤투 감독은 오른쪽의 이용(전북)과 마찬가지로 왼쪽 수비수에게 윙어처럼 전방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김진수는 “측면 수비수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벤투 감독님의 전술 특징을 눈여겨봐 왔다. 이번에 직접 감독님과 소통하며 제가 그 전술에 잘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 때문에 월드컵 출전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김진수는 멋진 피날레를 꿈꾼다. 시련을 털어내고 마지막에는 결국 활짝 웃는 해피엔딩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수는 “1차 목표는 내년 아시안컵 출전과 우승이다. 그리고 벤투 감독님과 함께 카타르 월드컵도 가고 싶다. 제겐 매일이 마지막이고 그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
김재형 monam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