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는 18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서 2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선두 타자로 나선 3회초 시카고 컵스 선발 존 래키(39)가 던진 커터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테임즈는 이 홈런으로 5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1997년 제로미 버니츠(48)가 세웠던 구단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런뿐만 아니라 OPS(출루율+장타력)도 1.479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테임즈는 이날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도 0.405(메이저리그 3위)로 끌어올렸다. 12타점도 메이저리그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5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테임즈가 연착륙한 제일 큰 이유는 빠른 공에 강하다는 것이다. 테임즈는 현재까지 상대 투수들의 빠른 공을 받아쳐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건 빠른 공 속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투수들이 테임즈에게 던진 빠른 공은 평균 시속 142km였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시속 93마일(약 150km)로 늘었다. 테임즈는 시속 8km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는 듯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 7개 중 5개는 속구 계열을 때려 만들어 냈을 정도다.
타구를 띄울 줄 알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테임즈가 올해 이전에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2012년에는 전체 타구 중 37.1%가 뜬공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이 비율이 48.1%로 늘었다. 공을 띄우지 못하면 타율은 올릴지 몰라도 홈런을 칠 순 없다.
테임즈가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머리기사로 테임즈의 홈런 소식을 전했고, CBS스포츠는 “테임즈를 영입한 건 밀워키가 그야말로 횡재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임즈는 “한국에서 작은 것에 집중하다 보면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선(禪) 철학을 배워 돌아왔다. 그 덕에 결과에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