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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나 한다는 건보료 개혁, 투명한 소득 파악이 먼저다

6년이나 한다는 건보료 개혁, 투명한 소득 파악이 먼저다

Posted January. 24, 2017 09:42,   

Updated January. 24, 2017 09:42

 보건복지부가 어제 내년부터 6년 동안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내리는 반면 고소득 직장인과 피부양자의 보험료를 높이는 3단계 건강보험료 개편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의 80%인 606만 가구의 건보료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직장 가입자 26만 가구와 피부양자 47만 가구의 건보료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논란이 된 건보료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제야 결론을 내린 것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 해소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이 개혁의 적기라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당시 세 모녀는 극빈 상태에 내몰렸지만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평가소득제도에 따라 월 4만8000원의 건보료를 내야 했다. 여기에 연금 등 월급 이외의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인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공적 보험에 무임승차하는 사례가 겹쳐 국민적 분노를 샀다.

 그러나 다음 정부도 아닌 차차기 정부까지 건보료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개혁이라기보다는 장기과제다. 대선과 총선 등을 거치면서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가 건보료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5조 원이 넘는 재정이 들 것으로 추산했지만 이게 전부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저보험료 인상으로 보험료를 더 내는 세대에 대해 6년 간 인상분을 면제해주는 등 초기적응비용을 감안해 재정투입액을 추산했지만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더해지면 실제 투입액이 눈 덩이처럼 늘어날 수 있다.

 건보료 개혁의 핵심은 재산, 자동차, 소득 수준을 종합한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지만 정작 소득 파악률을 높이는 방안은 두루뭉술하다. 지역가입자 757만 세대 가운데 53%인 400만 세대의 소득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깜깜이 개혁’으로는 분배 구조가 더 왜곡될 수밖에 없다.

 소득파악률은 세무조사와 세제개편 작업이 필요한 국가 재정개혁과제다. 국세청이 개발한 납세 정보화 시스템인 ‘엔티스(NTIS)’에 담겨 있는 1800억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탈루 소득을 파악하는 동시에 간이과세제도 개편 등을 통해 국세청의 레이더를 빠져나가는 소득부터 찾아내야 한다. 건보료 개혁이 시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꿰어 바느질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