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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안 합쳐도...” 비박 단일화 주춤

Posted July. 25, 2016 07:04,   

Updated July. 25, 20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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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비박(비박근혜)계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주춤하고 있다. ‘비박 당 대표를 만들자’는 깃발 아래 뭉치려던 비박계 당권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비박계의 공동 전선은 흐트러지는 분위기다. 당초 비박계는 최대한 많은 주자가 레이스에 뛰어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후보 단일화를 진행하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친박계의 강력한 주자가 사라지자 비박계 주자들의 단일화 명분이나 절박감이 확연히 떨어진 것이다.

 비박계에 ‘다크호스’가 없다는 점도 각개전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당 대표 경선에서 6명까지는 컷오프(예비심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각 캠프는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24일 “‘김성회 파일’ 파문 이후 정국이 비박계에 유리하게 흐른다고 생각되니 주자들이 끝까지 한번 해보겠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 당권 주자들은 기선 잡기에 제각각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병국, 김용태 의원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비전 공약을 발표했다.

 먼저 당사를 찾은 김 의원은 ‘49세 젊은 당 대표’를 강조하며 “어깨 힘부터 빼겠다. 당 대표실 소파부터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기초의원 공천권 폐지와 더불어 국고보조금과 책임당원 당비로 구성되는 당 예산에 대해 감사원 등 공정한 외부기관의 감사를 받겠다”는 파격적인 약속도 했다.

 이어 단상에 선 정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하겠다”면서 “어떤 계파나 권력도 함부로 손댈 수 없도록 (재적 대의원의) 3분의 2 찬성 없이는 이를 개정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가 되자마자 대선준비기획단을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비박계 단일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구원투수론’도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에 당권을 내주면 안 된다’는 요구 속에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을 내세우자는 얘기다. 김 전 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혁신을 위해 뛰는 김용태 의원 등 훌륭한 인사들이 많다”며 “젊은 정치인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 당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후보 등록 시한(29일)이 남은 만큼 당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할 것”이라고 여지는 남겼다.

홍수영 gaea@donga.com·류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