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경찰 꿈꾸던 경호업체 직원... 동료 “늘 사람 죽이는 얘기”

경찰 꿈꾸던 경호업체 직원... 동료 “늘 사람 죽이는 얘기”

Posted June. 14, 2016 07:13,   

Updated June. 14, 2016 07:29

 미국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테러범인 아프가니스탄 이민 2세 오마르 마틴(30)은 경호업체 직원으로 한때 경찰이 되기를 원했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8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마틴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 주로 이주했으며 2006년 인디언 리버 스테이지 칼리지에서 준 학사 학위(형법)를 받았다. 경호원 자격증을 취득하고 처음엔 청소년기관의 경비업무를 맡다가 2007년 10월부터 세계 최대 사설 경호업체 중 하나인 G4S의 무장경호원으로 일해 왔다. 그의 총기사용 허가증은 이런 경력의 산물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정신 상태가 불안했다고 증언했다. 2011년 그와 이혼한 전처 시토라 유시피 씨는 WP 인터뷰에서 그가 결혼 직후 폭력적으로 돌변했고 항상 정신 상태가 불안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이민 온 유시피 씨는 2008년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알게 된 마틴을 짧게 사귀다 2009년 3월 결혼했지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린 끝에 4개월여 만에 헤어졌다. 유시피 씨는 “그는 툭하면 화를 냈고 빨래가 빨리 안 됐다는 이유만으로도 때렸다”고 전했다.

 마틴의 전 직장 동료 대니얼 길로이 씨 역시 “마틴이 늘 사람 죽이는 얘기만 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놀랍지도 않았다”고 NYT에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틴이 ‘이슬람국가(IS)’와 연관돼 있다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마틴의 친구는 WP 인터뷰에서 “마틴은 이혼 후 종교 활동에 심취하기 시작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성지 순례까지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웃들도 그가 테러 이틀 전에도 평소처럼 포트 피어스의 이슬람센터(모스크) 예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슬람센터의 이맘(기독교 목사에 해당) 샤피크 라흐만은 “마틴이 몇 년간 말없이 기도만 하고 돌아갔다”며 “테러를 저질렀다는 소식에 동명이인일 거라 생각했다”고 놀라워했다.

 마틴의 아버지인 세디크 마틴 씨의 남다른 행적도 눈길을 끌었다. 테러 발생 직후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들의 범행을 사과한 그는 “아들이 몇 달 전 마이애미 도심에서 남자 2명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며 이번 사건이 종교적 증오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혐오로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버지 마틴 씨는 아프간 정부와 15년째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을 지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방송되는 채널 ‘파얌 이 아프간(Payam-e-Afghan)’에서 정치 프로그램 ‘듀랜드 지르가 쇼’도 진행해왔다. 총기 테러 몇 시간 전에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에선 군복 차림으로 아프간 대통령 행세를 하며 아프간 유력 정치인들의 체포를 명령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