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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법 팽개치고 해커에 문 열어준 의원들

사이버보안법 팽개치고 해커에 문 열어준 의원들

Posted October. 22, 2015 07:27,   

북한이 최근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국회 내 컴퓨터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 컴퓨터에 대한 해킹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국회의원 3명의 PC와 국회 보좌진 11명의 컴퓨터는 해킹을 당해 9월말과 10월초 실시됐던 국정감사 자료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해커부대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2008년2012년 9월 사이에도 국회 국방위(63건), 외통위(58건), 정보위(17건) 등 안보관련 상임위 의원실에서 138차례 해킹을 당했다. 이 역시 상당부분 북한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국회 사무처는 밝혔다. 국회는 2011년 의원실 컴퓨터망을 인트라넷(내부망)만 가능한 업무망과 일반 인터넷접속이 가능한 인터넷망으로 나눴다. 국회정보시스템과 업무망은 외부와 단절돼 침투 가능성이 낮은 반면 인터넷망은 보안 프로그램을 깔아놓기는 했지만 외부의 해킹 가능성이 있다. 국회사무처는 업무망에서만 파일저장 등 업무를 하라고 주문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의원, 보좌진이 개인 PC 노트북에 파일을 받아놓고 활용하는 실정이다. 국회사무처 소속 직원 24명과 외부용역 업체 직원 16명이 약 5000여 대에 이르는 국회 컴퓨터를 관리하고 있다니 그럴만도 하다.

이번에 해킹을 당한 새누리당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길정우(산업통상자원위전 외통위원) 의원과 국방위 소속 장성출신 의원실은 해킹 당한 사실조차 몰랐다. 정부의 사이버 테러 대응 역량을 질타하면서도 정작 외교안보처럼 중요한 국가정보가 담긴 자료들이 북한해커의 손에 넘어가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국회의 사이버보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북한이 청와대나 국회와 같은 국가의 심장부와 기간시설을 해킹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이버전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부터 경각심을 갖고 정부차원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북한은 6000여 명의 정규 사이버전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전, 철도, 지하철 등 국가 핵심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늘려가고 있다. 그런데도 2013년 4월 발의된 사이버테러방지 법안은 야당의 반대로 2년 6개월째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주요 국정관련 정보가 모이는 국회의원실의 컴퓨터에 북한 해커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국가차원의 사이버안보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