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용기로 일본에 도착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날 오전 아사히신문사를 방문해 편집국을 둘러보고 장시간 강연은 물론 일본 내 지식인들과 심도 있는 질의응답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총리는 오전 도쿄 일본과학미래관을 찾아 로봇산업의 현황을 둘러본 데 이은 두 번째 공식 일정으로 아사히신문사를 방문했다.
신문사 분위기는 아침 일찍부터 환영 준비로 들떠 있었다. 총리 도착 30분 전부터 1층 정문으로 내려와 메르켈 총리의 방문을 환영해 주었으면 한다는 사내 방송을 했다. 사원 200여 명은 총리 도착 전부터 현관 입구에 늘어섰다. 정문까지 이어지는 레드카펫도 준비했다.
마침내 오전 11시 20분 총리를 실은 검은색 벤츠 승용차가 신문사 정문 앞에 섰다. 이어 밝은 하늘색 재킷을 입은 총리가 차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긴자()중학교 2학년생 약 40명도 독일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총리를 맞았다.
총리는 1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와타나베 마사타카() 아사히신문 사장의 안내로 5층 편집국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다. 그리고 부장단에 둘러싸여 아사히신문이 9일자로 특집 발행한 독일 관련 특집 기사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며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이어 바로 신문사 내에 있는 하마리큐()아사히홀로 옮겨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총리의 이번 아사히신문사 방문은 독일 측의 결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경영주간지인 현대비즈니스는 7일 독일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그 나라 대표 언론사를 파트너로 정해 강연이나 인터뷰를 한다. 이번에도 일본 내 전 매체가 강연과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아사히신문이 선택됐다. 역사인식 문제에서 아사히신문이 보여준 양심적 보도 태도에 대한 암묵적 동조가 담긴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역사인식을 비판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 강제로 이뤄졌다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우익들로부터 테러 협박까지 받아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신문사를 향해 아베 정권을 타도하는 것을 사시()로 삼고 있다고 전 주필이 말했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여 비판하기도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