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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계승 2순위 놓고 사우디 왕자의 난 조짐

Posted May. 30, 2014 08:48,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왕자의 난 조짐이 일고 있다. 사우디에서 왕위 계승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면 국제 원유 공급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어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왕위 계승 서열 2순위로 깜짝 지목된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왕자(69)가 급부상하면서 사우디 왕실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형제 가운데 연장자에게 왕위가 계승되던 전통이 무시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P는 왕실 일부에서는 더이상 왕위를 형제에게 계승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이븐사우드 초대 왕(재위 19321953년)이 아들인 사우드(재위 19531964년)에게 왕위를 물려준 이후 지금까지 형제 계승의 원칙을 지켜왔다. 초대 왕은 정확하진 않지만 부인이 27명, 아들이 35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5명이 왕위에 올랐고 아직도 왕자 3명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현재 왕인 압둘라 왕은 2005년 왕위에 올랐고 현재 91세다. 압둘라 왕을 이을 서열 1순위는 살만 왕세제(78)다. 하지만 그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자연스럽게 계승 서열 2순위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런데 압둘라 왕은 3월 아흐메드 왕자(74)와 무크린 왕자 가운데 연장자 우선 원칙을 깨고 무크린 왕자를 2순위로 지목했다.

무크린 왕자는 현재 왕의 이복형제지만 가장 아끼는 동생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제2부총리에 임명됐으며 20052012년 사우디 정보국 국장도 지냈다. 청년시절에는 영국에서 전투기 조종을 하기도 했다. 사우디 왕실 인사 가운데 대중적 인기도 가장 높으며 개혁 성향도 강하다. 그는 트위터를 애용하며 팔로어도 170만 명에 이를 정도다.

이 때문에 보수적 성향이 강한 사우디 왕실에서 반()무크린 기류가 돌고 있다. 무크린 왕자의 어머니가 왕실 하녀였다. 무크린은 왕이 될 자격이 없다는 소문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압둘라 왕 아래서 내무장관까지 지냈지만 왕위 계승 순위 경쟁에서 이복동생에게 밀린 아흐메드 왕자의 반발이 가장 크다. 아흐메드 왕자는 살만 왕세제가 왕이 되면 자신이 서열 1순위가 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무크린 왕자 측에서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왕위 계승 서열 순위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왕실 일부에서는 왕위를 형제에게 계승하는 원칙을 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형제에게 왕위가 계승되면서 지나치게 고령인 왕이 계속 사우디를 통치하게 돼 국가 전체가 활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미 살만 왕세제의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국무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자의 국무장관 임명은 초대 국왕 손자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