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의 진정한 주인공은 번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가 아닌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였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이 열린 14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5만6000여 명의 관중으로 북적였다. 볼트의 남자 100m 결선이 열린 11일(5만3000명)보다 더 많은 관중이 이신바예바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그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자 관중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지은 그는 첫 시기에서 4.65m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이후 4.75m, 4.82m, 4.89m를 거듭 넘으며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경쟁자인 제니퍼 슈어(미국)와 야리슬레이 실바(쿠바)가 4.89m 도전에 실패하며 이신바예바는 우승을 확정지었다. 관중이 기립해 그를 연호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 5.06m보다 높은 5.07m에 도전했다. 비록 세 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했지만 관중은 돌아온 미녀 새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부활을 반겼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07년 오사카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세계선수권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뒤집고 이룬 우승이었기에 기쁨은 더했다. 세계기록을 28차례 경신하며 장대 여왕으로 불렸지만 2009년 베를린 대회(실격)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5m의 벽도 6차례나 넘었던 그였지만 최근엔 4.80m도 넘기 힘겨워했다. 결국 지난달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경기 뒤 내가 장대높이뛰기 여왕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은퇴에 대해서는 은퇴가 아닌 휴식일 뿐이다. 내년에 아기를 낳은 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다며 은퇴 의사를 번복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