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2일 시마네() 현 마쓰에() 시에서 차관급 고위당국자와 현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케시마의 날(독도의 일본식 이름) 기념식을 가졌다.
현민 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지방자치단체인 시마네 현이 주관했지만 일본 정부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이 참석해 사실상 정부 행사로 치러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여야 현역 국회의원 19명도 500명의 우익단체 회원 및 주민들과 함께 행사장 자리를 지켰다.
이 행사에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오전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무관 파견은 정부의 대처 자세를 보여주기 위한 의미도 있다. 일본 국민 모두가 다케시마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마지리 정무관은 기념식에서 다케시마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일본 고유의 영토로 자원에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2011년 미국을 방문해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했던 야마타니 에리코() 자민당 의원은 한국이 다케시마에서 패션쇼를 하고 헬기장 등 시설을 설치할 때마다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민주당 정권의 국가공안위원장을 지낸 마쓰바라 진() 의원은 미국도 중국도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억지주장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8월 15일 민주당 각료로는 처음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행사 도중 청중석에서는 한국은 도둑이라는 구호도 나왔다.
시마네 현은 이날 다케시마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져가고 정부 행사로 격상해야 한다는 요망서를 채택했다.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 현 지사는 지난해 여름 이명박 대통령의 다케시마 방문 이후 정부의 대응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독도와 가장 가까운 오키노시마()의 마쓰다 가즈히사() 촌장은 자위대 상주와 해상보안청의 대형 순시선 배치를 요구했다.
행사장 바깥에서는 400여 명의 일본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펼친 가운데 항의하는 한국 시민단체와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 간의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회장 등 회원 7명은 다케시마 자료실 근처에서 일본은 독도 침략 행위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태극기를 휘둘렀고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일본 우익단체 회원 10여 명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는 다케시마는 한국 영토인 독도라고 적은 전단지를 뿌리다 우익단체 회원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일본 경찰의 즉각적인 격리 조치로 더이상의 불상사는 없었다.
재일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등 일본 극우단체는 아침부터 버스 10여 대를 동원해 마쓰에 시 전역을 돌며 확성기로 조선인은 돌아가라고 외쳤다.
지난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극우 인터넷 정치단체 유신정당 신풍의 스즈키 노부유키() 대표는 다케시마 홍보탑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이던 2005년 독도를 방문한 바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전날 마쓰에 지검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다케시마 불법입국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행사는 박 당선인의 취임을 불과 사흘 앞두고 열려 한일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은 이르면 다음달 독도 영유권 기술을 강화한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우익들의 거리 행진을 한 걸음 떨어져 지켜보는 주민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행사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마쓰에 시의 유명 관광지 호리카와 운하의 유람선 관계자들은 오후에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을 예정이라며 이번 행사의 파장을 우려했다.
배극인 bae215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