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사용하면 최대 사정거리가 1만3000km에 이르는 것을 어떻게 계산할까. 전문가들은 은하3호의 비행궤도와 1, 2단 분리 과정, 위성의 무게 등 현재 알고 있는 정보로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은하3호에 위성대신 탄도를 넣었다고 가정하고 탄도가 은하3호에서 분리된 뒤 궤적을 계산하면 된다. ICBM은 우주로 올라간 뒤 다시 아래로 떨어져 내려오는 포물선 궤도를 그린다. 골프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만약 초속 7.8km 이상의 속도로 골프공을 때려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골프공은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영원히 지구 주위를 돌게 된다. 마찬가지로 인공위성을 우주에 내려놓을 때의 로켓 속도도 초속 7.8km다. 이보다 빠르면 우주로 날아가 버리고, 느리면 중력 때문에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은하3호의 1단 로켓은 429km 떨어진 변산반도에 분리돼 떨어졌다. 이때 속도는 초속 2.6km 정도다. 3단 로켓은 한 번 가속할 때마다 초속 2.6km씩 속도가 붙게 된다. 3단이 모두 분리됐을 때 정확히 초속 7.8km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2단 로켓 분리 지점은 필리핀 인근 해안. 발사 위치에서 2600여 km 떨어진 곳이다. 은하3호가 2단 로켓이라면 여기서부터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포물선을 그리며 대략 솟구쳐 올라간 거리만큼 늘어난 5200km를 날아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은하3호는 3단 로켓이므로 마지막 3단 역시 최소 1500km 이상을 더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3단 비행거리까지 추산하면 대략 4000km 이상을 날아간 셈이다. 단순히 계산해도 사정거리 8000km는 충분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다시 플러스알파(+)가 있다. 로켓이 ICBM과 인공위성을 우주에 내려놓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ICBM은 인공위성을 내려놓는 위치에서도 한참을 더 우주로 올라간다. 초속 7.8km로 지구표면과 수평으로 탑재체(위성이나 탄두)를 내려놓으면 계속 돌게 되지만, 각도를 23도 정도 약간 더 높여 우주로 더 올라가게 만들면 비행을 하다가 속도가 떨어지는 순간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떨어진다. 이럴 경우 사정거리 1만 km가 넘는 미사일이 된다. 여기에서 20005000km의 비행거리를 더 얻게 되는 것이다.
전승민 enhanced@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