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바마 2기, 북과 대화에 무게 한국의 대선결과가 변수 (일)

오바마 2기, 북과 대화에 무게 한국의 대선결과가 변수 (일)

Posted November. 08, 2012 04:29,   

日本語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의 대북정책 원칙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 북한이 어떤 대미, 대남 정책을 취하느냐가 오바마의 대()한반도 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 관계는 경색, 한미 관계는 최상

당초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유연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그는 2008년 7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북한 이란 쿠바 등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날 용의가 있다며 직접 대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오바마 취임 직후인 2009년 4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오바마는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주도하며 도발에는 보상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 이어 올해 229 합의를 이끌어 내며 관계를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4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 물거품이 됐다.

반면 한미 관계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바마는 한국에 대해 린치핀(linchpin핵심이라는 뜻), 가장 위대한 친구 등 최상의 표현을 썼고, 한미 관계는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미사일 지침 개정 등 민감한 사안들도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악화됐던 관계가 복원된 것은 대북정책 및 안보 문제에 관한 적극적 공조,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서 한국의 중요성, 양국 최고지도자 간 신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략적 인내 유지 속 대화 모색할 듯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은 재선에 성공한 뒤 좀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1기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펴다가 2기에는 6자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를 채택하는 등 대화 위주로 바꿨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집권 1기 초반엔 영변 핵시설 폭격까지 검토하는 등 북-미 관계가 경색됐지만 2기 말에는 조명록 북한 차수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교차 방문하며 북-미 코뮈니케에 합의하는 등 관계가 호전됐다.

일단 오바마 2기에는 미국의 대북, 대남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오바마의 실망이 컸고, 오바마의 외교정책 순위에서 북한 문제가 뒤로 밀려 있어 무리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9월 채택된 민주당의 정강에도 북한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바마가 북한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 새롭게 대화를 시도하기는 어렵고 수동적 자세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재선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만큼 북한에 다시 한번 손길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오바마 측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대북 제재 원칙은 유지하면서 북한과 대화의 기회를 갖자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며 오바마-김정은의 첫 작품인 229 합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태도, 한국 대선 결과가 변수

문제는 북한의 태도와 한국의 대선 결과다. 지난해 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뒤 미국 대선 과정을 관망해 온 북한이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미 관계 회복에 나선다면 오바마가 유연한 대북 정책을 펴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

반면 북한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한다면 오바마는 계속 제재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바마가 북한과 다시 대화하려면 북한이 뭔가 여지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7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돼 대북 햇볕정책으로 돌아간다면 오바마의 대북정책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므로 한미 관계에 긴장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 한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추진하는 등 한미 간의 민감한 현안이 불거지면 한미 동맹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택동 조숭호 will71@donga.com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