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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는 기부의 샘 다시 채워주세요 (일)

Posted December. 14, 201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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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명의 아이가 머물고 있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상록보육원은 올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지난해 3억5000만 원 정도 들어왔던 후원금이 올해에는 이달 13일까지 1억1000만 원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간 보육원 운영비 17억 원 중 정부 보조금은 13억 원가량. 후원금이 감소하면 난방비부터 줄여야 한다. 부청하 원장(67)은 후원금이 줄어 난방을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하고 있다며 아직 연말까지는 보름 정도 남아 후원금이 좀 더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 횡령사건 여파로 기부금이 크게 줄면서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보육원, 요양원, 봉사단체 등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연말 사회 분위기마저 어수선해지면서 기부의 샘이 말라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높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 지표인 사랑의 온도계는 13일 현재 3.4도를 기록하고 있다. 공동모금회가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두 달간 모금하기로 한 목표액은 2242억 원. 그러나 이날까지 모금된 후원금은 77억600만 원에 그치고 있는 것. 지난해 같은 기간 559억5200만 원을 모아 13.8도에 이른 것에 비하면 모금액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이 모금회가 1999년 처음 사랑의 온도계를 설치한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100도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성금 유용사건 이후 개인 후원자 2500여 명이 후원을 철회했고 대기업들도 아직까지 기부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 인건비와 운영비를 줄이고 있지만 내년 신규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어려움을 털어놨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는 일반 시민들의 기부는 크게 줄지 않았지만 대기업들의 기부가 올해 특히 많이 감소한 것 같다며 일부 모금 단체의 잘못으로 기부문화가 위축된 것이 안타깝지만 이럴 때일수록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강경석 pjw@donga.com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