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회의원과 대기업 총수 등 정재계의 중량급 인사들이 이번 주 검찰에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신한은행 빅3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30일 오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구속기소)에게서 대출금의 출자전환 청탁 등과 함께 40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30일경 일본에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환조사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원곤 부장검사)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인 다음 달 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소환조사한다.
검찰은 라 전 회장을 상대로 재일교포 주주 등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개설해 204억 원을 운용해 온 경위와 이 돈의 출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에게 지급해야 할 자문료 15억여 원 중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라 전 회장 조사를 마친 뒤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3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천 회장의 귀국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말인 27, 28일에도 수사팀 전원이 출근해 질문지를 작성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천 회장은 최근 검찰에 귀국 의사를 밝힌 뒤 고려대 교우회장직을 사퇴하는 등 주변정리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천 회장은 귀국 직후 자진출석 형식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검찰은 청탁 대가로 받은 금품의 규모, 해외로 나간 뒤 소환에 여러 차례 불응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에 소환조사를 받는 김승연 회장은 한화증권 등 계열사에 개설한 차명계좌를 통해 6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관리하고 친인척 명의의 부실계열사에 그룹 계열사의 회삿돈 3000억 원가량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잠시 주춤했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입법로비 의혹 수사도 재개된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태철)는 현재 서해상에서 실시 중인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1일 이후 청목회에서 불법 후원금을 받은 여야 국회의원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가 비상상황인 점을 감안해 무리해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현재는 의원실 관계자들을 위주로 조사하고 있다며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의원과 소환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성철 이미지 dawn@donga.com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