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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페이스북의 두 얼굴

Posted October. 05, 20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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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당신을 찾는 친구가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을 모르는 사람은 이런 e메일을 받으면 놀라서 지워버리곤 한다. 페이스북의 달인들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순식간에 친구가 된다. e메일을 등록하는 순간부터 이 얼굴 없는 기술은 저 혼자 끊임없이 계산해 모교 정보로 동창을 찾아주는 건 기본이고, 공통의 친구가 많은 사람을 찾아내 서로 아는 사이지? 묻고는 친구 맺기를 강요한다. 너무나 친절하지만 그래서 부담스러운 페이스북의 두 얼굴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26)를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지난 주 개봉하자마자 북미 흥행실적(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속의 그는 하버드대 시절 학교 선후배의 아이디어를 훔쳐 부자가 된 극도로 자기중심적이고 부도덕한 인물이다. 실제의 그가 영화 개봉 직전인 지난 달 24일 뉴저지주 뉴어크시 공교육 개혁을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영화 시사회 시점에 맞춰 착한 척 하는 것이라는 빈정거림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가 소개한 페이스북 신화의 진실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주커버그가 만들었다고 하긴 힘들다. 대학 신입생들의 사진첩을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하버드 커넥션 일을 선배들과 하던 중 주커버그는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어 독립했다. 선배들은 주커버그가 아이디어를 훔쳤다며 소송을 걸었고, 주커버그는 수천만 달러의 주식을 대가로 합의했다. 하지만 선배들 역시 클럽 넥서스 같은 기존 SNS 사이트의 영향을 받았다.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든 사람은 주커버그였던 셈이다.

지금 미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페이스북이다. 주커버그의 재산도 지난해 2억 달러에서 69억 달러로 급증했다. 개인의 정돈된 정보, 즉 프로파일(profile)의 가치가 페이스북의 급성장 요인이다. 하지만 공개된 프라이버시가 자신을 공격하는 무기로 변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 고교 연설에서 한때 페이스북에 올린 정보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며 신중을 당부한 것도 그래서였다. 인터넷에 올린 글과 사진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김 순 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