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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신발끈 매자 지방선거 모처럼 수면위로 (일)

한명숙 신발끈 매자 지방선거 모처럼 수면위로 (일)

Posted April. 12, 20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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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바짝 고삐를 죄며 전열 정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한명숙 바람을 돌풍으로 키워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수도권 전체 선거로 확산하기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한명숙 바람의 추이에 긴장하면서도 한 전 총리의 무죄 선고와 도덕성 문제는 별개라며 한 전 총리의 도덕성 논란을 쟁점화해 선거 정국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긴장하는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한 전 총리의 1심 무죄 선고가 여론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는 무죄 선고의 파장이 당장 선거 판세를 뒤집을 정도가 아니라는 데 일단 의견을 모았다. 재판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골프 관련 논란이 쟁점화하면서 한 전 총리의 도덕성에 적잖은 흠집이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11일 청빈하고 순수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 전 총리가 골프를 못 친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과 골프 리조트에서 공짜로 장기 투숙하는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민심이 달라진다는 것은 서울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서울시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훈에 기대는 실패한 정권의 실패한 총리가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한나라당의 젊은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세훈 현 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으로 구성된 서울시장 경선 흥행 열기를 한껏 끌어올려 한명숙 바람을 잠재우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천안함 침몰사건의 그림자가 쉽게 걷히지 않을 경우 서울시장 경선의 빛이 바래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쉽게 대세론에 안주할 경우 막판 뒤집기에 허를 찔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두언 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주초 여론의 흐름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지만 아직 제3의 후보를 거론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제3후보론은 꺼지지 않은 불씨로 보인다.

날 세운 야권

한 전 총리 측은 1심 무죄 선고를 계기로 대정부 파상공세에 들어갔다. 한명숙 전 총리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1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전 총리와는 달리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들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김준규 검찰총장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 그 신호탄이었다.

공대위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국민과 함께 근원적인 검찰 개혁에 나설 것이라며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 역시 명백한 흠집내기인 만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공대위 회의에 참석해 (검찰 수사가 진행된) 지난 4개월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고 험난한 과정이었다. 그런데도 검찰은 또다시 (추가 수사를) 시작했다. 참으로 사악하고 치졸한 정권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전 총리는 전날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평화센터를 방문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로 내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한 전 총리는 이 여사에게는 김 전 대통령은 공작정치의 희생을 오랫동안 당하고도 보복정치는 하지 않았다고 했고, 권 여사에게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국민들이 가슴 속에 맺힌 한을 좀 풀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아우르는 야권 단일후보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검찰의 추가 수사가 예고된 상태이지만 한 전 총리 측은 1차전에서 승리한 만큼 대여공세 수위를 높여가며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한 전 총리가 공세의 전면에 부상할수록 반MB(이 대통령)전선이 강화되는 이점도 있다.



박정훈 조수진 sunshade@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