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좀 보자, 모자 벗겨라, 죽여라, 찢어 죽일., 네가 사람이냐.
16일 오전 10시부터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서 2시간 반가량 이뤄진 이유리 양(13) 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 씨(33)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되자 동네 주민들은 김 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김 씨가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하자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이 양을 잘 아는 일부 주민들은 숨진 이 양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검증은 이 양의 집, 성폭행하고 살해한 빈집(무당집), 시신을 유기한 물탱크와 그 옆 폐가, 자신의 집 옥탑방, 검거 장소 순으로 진행됐다. 김 씨는 검은색 점퍼에 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고개는 들지 않았다.
모르겠다와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한 김 씨
오전 10시 반경 이 양 집에서 실종 당시 옷차림을 한 마네킹(이 양 대역)을 가리키며 어떻게 납치했나라고 묻자 김 씨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경찰이 화장실에서 발견한 발자국을 제시하자 들어올 리가 없는데 증거가 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이 자체(현장검증)가 이해가 안 된다고 투덜거렸다.
무당집까지 납치 과정, 성폭행과 살해 과정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처음엔 발뺌했다. 경찰이 유전자(DNA) 증거물을 제시하자 그제야 그러면 내가 한 게 맞는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살해 혐의에 대해선 성폭행을 하면서 입을 막아 죽인 것 같다. 하지만 고의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울먹이면서 대답했다. 그는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인 7일 이곳에 머물기도 했다.
물탱크 앞에서 시신 유기 장면을 요구하자 도저히 못 하겠다며 거부해 경찰관이 대신 했다.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해 그는 추울까봐 미안해서 우선 물탱크에 시신이 든 가방을 던져 넣은 뒤 대야에 석회가루를 탔다. 그런 다음 뚜껑을 닫고 벽돌을 올려놨다고 말했다. 당시 시간을 기억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검사님. 시계를 볼 수도 있었지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럴 정신이 있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모 여중 담 밑에 이 양의 팬티를 버리는 장면도 담담하게 재연했다. 이어 자신의 옥탑방에서 이뤄진 현장검증에서 그의 부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핵심장소인 무당집 안방에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현장이 좁고 민감한 장면이 나올 것 같아 출입을 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녀들의 분노
김 씨가 이 양 유기 장소에서 나오는 순간 어린 소녀들의 고함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이 양이 숨지지 않았다면 수업을 받고 있을 학교인 덕포여중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학생들은 교실 창문을 열고 나쁜 아, 유리 돌려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