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로 무너진 땅에 필요한 것은 의료와 식량뿐만이 아니다. 깨끗하고 튼튼하게 지은 보호시설도 난민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반 시게루 씨(53전 게이오대 교수사진)는 세계 곳곳의 재난 지역을 찾아가 보호시설을 지어주는 건축가다. 그는 지진 참사를 당한 아이티로 13일 떠난다. 11일 오후 한국 인하대에서 보호시설 특강을 한 그를 만났다.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 내전 때부터 보호시설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200만 명이 살 곳을 잃었다는 뉴스를 신문에서 보고 유엔을 찾아가 도울 방법을 제안했죠. 현지 조달이 어려운 목재 대신 폐휴지를 재활용해 만든 프레임에 폴리우레탄으로 표면 방수 처리를 해서 막사 골조로 썼어요. 비용과 제작 속도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1995년 일본 고베 지진 때는 종이 원통 막대로 통나무집처럼 생긴 보호소와 교회를 지었다. 2001년 지진이 발생한 인도 구자라트, 2005년 지진해일이 덮친 스리랑카에도 달려갔다. 17년 동안 만든 10개 지역의 보호시설은 디자인이 모두 제각각이다. 그는 기후와 지형도 다르고 활용할 수 있는 건축 자재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호시설 외에도 5월 개관할 프랑스 메스의 퐁피두센터 분관 등 박물관이나 오피스빌딩도 설계했다. 그는 보호시설과 일반 건물의 건축 작업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수입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뿐, 공간에 들어갈 사람이 짓는 만족스러운 표정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기는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손택균 soh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