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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기춘 우상을 넘으리라(일)

Posted December. 11, 20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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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약관의 나이에 한국 유도의 얼굴이 된 그였다. 주위에서 은퇴하게 놔둘 리 없었다. 왕기춘(21용인대)은 10월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 쏟아지는 비난에 잠적까지 했지만 주위의 설득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달 6일 대통령배전국대회에 출전해 단체전에서 2승을 거뒀다. 46연승이었다.

왕기춘이 최다 연승에 도전한다. 이전 기록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이원희(28KRA)가 세운 48연승(부전승 포함)이다. 왕기춘은 서울체고 3학년이던 2006년 이원희의 연습 상대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듬해 초 이원희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원희를 제치고 대표로 뽑혔다.

왕기춘은 11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도쿄 그랜드슬램 국제대회 남자 73kg급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가노컵으로 불렸지만 이름을 바꿨다. 유도의 창시자로 불리는 가노 지고로를 기리기 위해 1996년 창설됐고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최정예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갈비뼈 부상으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왕기춘은 지난해 12월 이 대회부터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5승을 추가해 처음으로 50연승을 돌파한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포함해 6연속 국제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쌓는다.

한국은 남자 8명, 여자 7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올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이규원(90kg급)과 김재범(81kg급), 안정환(66kg급), 황희태(100kg급) 등이 나선다. 여자부는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정경미(78kg급), 공자영(63kg급), 정정연(48kg급) 등이 출전한다. 남자 73kg급 경기는 12일 열린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