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치는 대신 찍는다 구글 검색혁명 모바일 강타 (일)

치는 대신 찍는다 구글 검색혁명 모바일 강타 (일)

Posted December. 09, 2009 09:29,   

日本語

차원이 다른 검색 기술

일반적으로 검색은 검색창에 문자를 입력해 문자가 들어 있는 문서를 찾아주는 기술이다. 이날 구글은 전혀 다른 검색을 보여 줬다.

구글 고글이라는 사진 분석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컴퓨터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대신 휴대전화로 사진만 찍으면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미술관에 걸린 강렬한 노란색 그림이 인상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휴대전화로 그림을 촬영하면 된다. 그러면 화면에 그림이 1888년에 그려진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라고 뜨는 식이다.

구글 고글 서비스는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안드로이드폰이 발매되지 않아 당장 사용하기는 어렵다. 구글은 곧 아이폰과 블랙베리 등 다른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용으로도 이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또 SK텔레콤이 내년 초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일 계획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해외에서 안드로이드폰을 팔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올해 중순부터 스마트폰에 대고 검색어를 말하면 키보드로 검색어를 입력하는 대신 음성으로 해당 단어를 찾아주는 구글 음성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발표한 건 이 기술의 응용판이었다. 구글 엔지니어가 영어로 문장을 말하자 휴대전화가 이를 2, 3초 내에 스페인어로 번역해 스피커로 스페인어 문장을 말했다. 한국어도 실시간 음성 번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위치 정보로 검색어를 추천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예를 들어 롯데라는 단어를 사용자가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면 구글은 부산 동래구의 사용자에겐 롯데 자이언츠라는 검색어를 가장 먼저 제시해주고, 서울 중구 명동의 사용자에겐 롯데백화점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에서만 진행되지만 곧 다른 국가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전화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가까운 순서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구글 검색창에 치과라고 입력하면 가까운 치과부터 차례대로 나타나는 것. 여기에 사용자의 평가가 있는 치과는 어떤 별점을 받았는지도 함께 알려준다.

컴퓨터를 넘어 휴대전화까지

구글이 손댄 사업영역은 대부분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10월 말 구글이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하자 내비게이션 업계가 요동쳤다. 세계 최대의 내비게이션 업체인 톰톰과 가민의 주가가 반 토막이 났다. 구글은 이미 지도 정보를 갖고 있으니 좌회전이나 우회전 안내 기능만 덧붙이면 내비게이션이 되는 셈이었다.

비슷한 일이 이미 최근 수년 동안 반복됐다. 구글이 도서관의 책을 모조리 스캔해 온라인에서 보여 주겠다고 하자 출판업계가 반발했고 구글이 뉴스를 한데 모아 무료로 보여 주자 신문업계가 발끈했다. OS를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발표에는 윈도 OS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화를 냈고 무료 인터넷전화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런 까닭에 구글이 성장할수록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출판사, 신문사, 영화사 등 콘텐츠 업체의 불만이 대표적이다.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아예 구글에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뉴스코프의 콘텐츠가 검색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의 주된 수입원인 광고시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구글이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독점적인 시장지배력을 통해 인터넷 광고 시장을 왜곡하면 결과적으로 구글이 아닌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구글의 문제점을 연구해 온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벤저민 에덜먼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부정 광고나 사기 광고를 걸러내려는 노력을 상대적으로 덜 하고 있다며 구글의 이 같은 행태는 수많은 콘텐츠 사업자와 인터넷에 광고료를 지급하는 광고주에게 손해가 돼 결국 구글이 발을 딛고 선 기반 자체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훈 김범석 sanhkim@donga.com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