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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방망이 이승엽, 한방 혹은 헛방

Posted April. 25, 20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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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방망이는 도깨비 방망이?

지난 시즌 왼손 엄지 부상으로 혹독한 부진에 시달렸던 이승엽(33요미우리)의 방망이가 올 시즌에도 잠잠하다. 이승엽은 23일 현재 오가사와라 미치히로(5개)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4개 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타격 내용은 기대에 못 미친다. 17경기에 출전해 42타수 10안타로 타율 0.238이다. 10안타의 40%가 홈런으로 연결돼 걸리면 넘어간다는 장타자 이미지는 부각됐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타율이 0.250에도 못 미친다는 점. 삼진을 15개나 당해 팀 내 최다 삼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10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6개나 되지만 삼진이 많다는 건 그만큼 방망이에 제대로 맞히는 경우가 드물어 모 아니면 도식 타격이란 얘기다.

같은 팀 외국인 타자 알렉스 라미레스는 홈런이 2개뿐이지만 22안타를 치며 타율 0.333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라미레스는 이승엽보다 24차례나 많은 66타수지만 삼진은 7개에 불과하다.

이승엽은 방망이가 들쭉날쭉하다 보니 선발 출장에서 빠지는 경우가 잦아졌다. 7일 요코하마전에서는 두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경기 중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선발과 대타 출전을 오가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5번 타자로 출발했지만 10일 한신전부터는 6번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경기에서 볼넷을 많이 고르며 나쁜 공에 손을 대지 않는 게 그나마 타격감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승엽은 최근 4경기에서 볼넷 7개를 골랐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이승엽의 부진을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상대 팀 선발투수에 따라 적합한 타자를 기용하는 것)으로 꼽았다. 박 위원은 이승엽은 기술적 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잦은 교체 출장에 따른 심리적 불안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선발에서 제외하고 좀 부진하다 싶으면 경기 도중 교체하면서 심리적으로 쫓기고 타격 밸런스까지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은 이승엽이 큰 것 한 방으로 부진을 만회하려다 스윙이 커지고 삼진도 많아지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이종석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