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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괴담 몸살앓는 대한민국

Posted May. 06, 200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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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내용이 확산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나도는 근거 없는 인터넷 괴담()은 대부분 누리꾼(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새 정부에 큰 정치적 부담을 주는 내용이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정부가 인터넷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 인터넷 종량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방통위는 최근 인터넷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종량제가 곧 추진돼 인터넷 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내용의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종량제 추진은 대통령 공약에 포함된 사실도 없으며, 2004년 이후 정부가 종량제 추진을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당국자는 인터넷 종량제 추진은 누리꾼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사회 일각에서 시작된 정부를 향한 공격의 연장선상에서 의도적으로 왜곡된 내용이 유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현 정부가 독도 포기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독도 포기 괴담도 인터넷상에 나돌고 있다.

독도 포기 괴담은 이달 4일 불특정 다수에게 이명박이 현재 독도 포기 절차 중이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유포되며 인터넷을 벗어나 휴대전화 등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말도 되지 않는 왜곡된 유언비어라며 현재 이 같은 유언비어의 발원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국민을 광우병 위험에 몰아넣었다는 식의 광우병 괴담도 여과장치가 약한 인터넷을 통해 과장되거나 왜곡된 내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삼봉 정도전의 숭례문 예언이라는 괴담도 등장했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였던 정도전이 숭례문이 불타면 국운이 다한 것이니 피난을 가야 하며, 나라는 쇠망할 것이라고 예언한 일화를 들며, 올 2월의 숭례문 화재로 과거 임진왜란 한일강제합방 625전쟁 등과 같은 국가적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밖에 수돗물 사업 민영화, 의료보험 민영화 소문도 하루 물 값 14만 원, 감기치료 10만 원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과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같은 괴담은 광우병 만화, 탄핵 송 등의 파생 손수제작물(UCC)을 기하급수적으로 만들어 내며 인터넷 포털,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집중적으로 나도는 각종 인터넷 괴담은 대체로 명백한 근거 없이 그럴듯한 내용으로 국민의 감성적 분노를 자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의 흐름에 대해 가상현실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미국 컴퓨터 과학자 겸 작가 재런 러니어가 2006년 인터넷을 통한 감성적 집단주의의 위험을 극단적 좌파나 우파, 마오이즘(마오쩌둥주의), 독일 나치즘 같은 집단주의 운동에 빗대 사용한 디지털 마오이즘(Digital Maoism)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인터넷 괴담 사례는 비이성적인 방법으로 사회나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확산시키는 디지털 마오이즘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김지현 nex@donga.com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