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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노무현 그늘 범여권은 춥다

Posted November. 10, 2007 07:50,   

범여권 대선후보들이 노무현 정부 실정()의 그림자에 묻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대선후보 등록이 1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3위에 머물고 있다.

범여권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까지 다 합쳐도 1위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40% 안팎)의 절반에 불과한 절대적 불균형 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의 대선 후보가 3위로 밀린 것은 전례 없는 일이 다. 범여권 후보들의 부진은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혹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범여권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대통합민주신당 핵심당직자는 9일 정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뒤 전통적인 범여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진보적 가치를 끌어안는 집토끼 전략을 폈지만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임기 말인데도 이른 바 취재 지원 선진화방안이라는 취재통제조치를 밀어붙이는 등 여론을 무시한 정책을 강행하는 것이 범여권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후보가 7일 관훈토론회에서 정부의 기사송고실 통폐합 조치를 비판하자 청와대가 즉각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해 범여권 지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여권 후보들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노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해 현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지리멸렬한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던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이 중도포기하거나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것을 볼 때 노 대통령의 비토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범여권 후보들의 더 큰 고민은 노 대통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지지율이 상승할 기미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 정치학자는 범여권 후보들이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연연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보여주지 못하고 네거티브에만 의존할 경우 수세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라고 말했다.



박성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