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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약속 뒤집는 자리에서 법치혁명 강조

불출마 약속 뒤집는 자리에서 법치혁명 강조

Posted November. 08, 2007 03:03,   

사실상 경선 불복한 사람이 법과 원칙 세울 수 있나

이 전 총재는 이날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내세웠던 법과 원칙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정말 정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 점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전 총재는 정계 은퇴 및 불출마 약속 번복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지금 이 순간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처절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 평생을 지켜 왔던 개인적 명예와 자존심조차 다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 향후 50년 이상은 지속될 수 있는 국가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며 땅에 떨어진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는 법치혁명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정계 은퇴와 불출마에 대한 약속을 스스로 깼고, 경선으로 선출된 후보가 있음에도 뒤늦게 출마해 사실상 경선 불복을 한 장본인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스스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얘기를 한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 당직자는 반칙으로 승리해서는 50년 이상 지속될 국가의 틀은 마련될 수 없을 것이라며 법과 원칙을 세우려 하더라도 누가 승복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대선에서 정계 은퇴를 번복하고 후보로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경선 불복 이후 출마한 이인제 의원에 대해 각각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경제만 살리면, 성공만 하면 되나?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

이 전 총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된다, 돈만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는 안 된다며 따뜻한 시장경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하는데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면 경제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 후보가 슬로건으로 내건 성공하세요라는 문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그는 이어 정권 교체만 하면 된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리는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이 길이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확신했다며 정권 교체라는 목적을 위해서 정계 은퇴, 불출마 번복 및 사실상의 경선 불복 같은 수단의 정당성에는 눈을 감은 자신의 행보와 모순이다.

지지율 50% 이상인 후보에게 정권 교체 기대 접어?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정권 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한나라당의 경선 과정과 그 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런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이 이 후보에 대해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정직한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대선을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지지율 50% 이상인 후보가 있는데도 정권 교체가 불안하다는 것은 자신의 대권욕을 합리화하기 위한 궤변이라며 그동안 정치권에 나돌던 소위 한 방에 이명박이 간다는 음해성 얘기를 다르게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불법 대선자금 자진출두로 조사 끝났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질문에 자진 출두해 모든 것이 제 책임이라고 분명히 말했고 이미 조사되고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 전 총재는 검찰에서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사용처에 대해선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대선자금과 그 잔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이 전 총재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겠느냐고 여지를 남겼다.

또 이 전 총재는 탈당을 하면서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한나라당 내 불만 세력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포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