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은 각지의 민심과 정치적 분위기가 교차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후 정치 여론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여론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 때문에 정치인과 정당은 추석 민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특히 여야의 대선 주자들은 연휴 기간 중 각각 정책구상 보육시설 방문 과외공부 등 적극적으로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 3일 서울 지하철 공사현장과 청계천을 둘러본 데 이어 4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 가서 추석 경기를 체감하고 서민경제 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고향인 경북 포항은 지난주에 미리 다녀왔다. 그는 5일부터 4일간의 연휴 동안에는 경기 이천시에 있는 부모 묘소를 찾은 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달 22일부터 예정된 유럽 방문에 대비해 교수 등 자문그룹을 만나 틈틈이 공부를 할 계획이다. 당초 이 전 시장은 연휴 기간 중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에너지 비전 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사정을 이유로 연기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9박 10일간의 벨기에 독일 방문의 여독을 풀면서 각종 정책구상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 방문 중 다자안보시스템과 중소기업 진흥 및 일자리 창출 문제, 북한 핵 해법에 대해 가다듬은 구상을 어떻게 경선 공약으로 구체화할 것인지 고민할 생각이다. 집 또는 인근에서 안보, 경제 분야 전문가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연휴 동안 예년처럼 동생 지만 씨 내외 등과 함께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묘가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을 계획이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연휴 기간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있는 노인복지시설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불우아동 보육시설(삼동소년원)을 찾아 노인 및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삼동소년원은 임명직 서울시장 재직 시절이던 1980년대 후반 인연을 맺은 이후 해마다 어린이날과 명절 때 찾는 곳이다.
고 전 총리는 추석 당일에는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부친 고형곤 박사 묘소를 다녀온 뒤 지인들을 만나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조언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00일 민심대장정을 연휴 기간에도 계속한다. 그는 5일 울릉도로 이동해 1박한 뒤 추석인 6일에는 독도로 건너가 경비대를 격려하고 국토 수호 의지를 밝힌다. 이후 경남 양산시(7일) 부산(8일)을 거쳐 9일 기차로 서울에 올라온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57일 외부 일정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고 한다. 6월 10일 취임한 이래 제대로 쉬지 못하고 강행군을 펼쳐온 탓에 지친 몸을 추스르며 정국 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라는 것.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4일 고향인 전북 순창군 구림면으로 내려가 추석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전주를 오가며 전주고 48회 동기를 비롯해 지역 인사들을 만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정 전 의장은 이달 말까지는 전주와 광주 일대에 체류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