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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싸게 명품족 되자

Posted August. 18, 2006 03:00,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중고 명품매장. 30대 초반의 여성이 들어와 검은색 핸드백을 내놓으며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핸드백을 받아 든 종업원은 겉과 속을 꼼꼼히 살피더니 정확한 감정가가 정해지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올봄에 구입해 10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탁의뢰서를 받아 든 뒤 매장을 둘러보다 100만 원짜리 중고 샤넬 핸드백 한 개를 골라 카드로 결제했다.

최근 일부 연예인과 강남 부유층을 노린 가짜 명품시계 사건이 불거진 데다 된장녀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나친 자기과시와 허영심에 찬 명품족()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중고 명품매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불황 모르는 중고 명품 시장=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는 30여 개의 중고 명품매장이 몰려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150여 개 중고 명품 매매사이트가 성업을 이루고 있다. 이곳을 찾는 주 고객은 20, 30대 여대생과 직장 여성이지만 2, 3년 전부터 중고교생들의 명품 소비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중고 명품매장 관계자들이 전했다.

최근엔 명품 대여만 전문적으로 하는 매장도 생겨났다. 압구정동에 있는 명품의류 대여점인 A사는 100만400만 원대의 명품의류 800여 벌을 보유하고 있다. A사 사장 이모(32) 씨는 졸업 시즌이나 호텔 파티가 있을 때는 하루에 100여 벌이 나간다며 중고 명품 시장은 불황이 없다고 말했다.

명품 감정에 1주일 걸리기도=중고 명품의 가격은 새 명품 가격의 6070% 선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할인을 하지 않는 브랜드인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핸드백이나 의류 같은 경우는 눈으로 쉽게 진품 여부를 가릴 수 있어 감정 기간이 짧다. 하지만 보석류나 시계류는 전문 감정사에게 의뢰한다. 특히 가짜 명품시계 사건 이후 시계는 겉모습만 보지 않고 내부 부품까지 확인하기 위해 완전히 분해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계는 진품 여부를 가리는 데 1주일 이상이 걸린다는 것.

중고 명품매장은 전당포 기능도 하고 있다. 대다수 매장에서 명품을 담보로 매입가의 30% 수준까지 현금을 빌려 준다. 명품을 맡기는 사람은 대부분 카드 값을 갚기 위해서라고 한 중고 명품매장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은 상술에 가장 민감=중고 명품매장 사장 김모(43) 씨는 손님들이 가져오는 제품을 보면 거의 90% 이상이 새 제품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성들은 계절마다 트렌드를 바꾸는 외국 명품 브랜드의 상술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김 씨는 선물 받은 명품이라며 가져온 물건은 80%가 가짜라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실망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 설 임우선 snow@donga.com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