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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사랑에 빠진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

금지된 사랑에 빠진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

Posted August. 26, 200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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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영화 외출(감독 허진호)이 23일 국내외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시사회가 끝나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용준은 극중 인수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고백했다. 외출은 자신의 배우자들이 서로 불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유부남 유부녀가 금지된 사랑에 빠져든다는 내용. 다음은 아시아의 스타 배용준과 가진 일문일답.

허진호 감독과 작업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나.

이번 작업은 허진호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에 대한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시도하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작업 스타일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나와 정말 안 맞는 부분도 많았지만 작품을 마친 지금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하는 작품들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극중 인수의 슬픔이 상당히 깊게 표현됐는데 어떤 심경으로 연기했나.

정말 슬펐는데 그렇게 느끼고 알아줘서 고맙다. 이번 작품은 마치 내가 실제로 체험했던 일들을 공개해버리는 느낌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 내가 직접 그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 인물이 돼 느끼고 표현해야 했다. 인수라는 인물과 배용준을 동일하게 생각해도 좋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 화제가 연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무엇보다 외출이 아시아에서 동시 개봉하는 것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은데 앞으로 아시아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아시아 영화들이 동시 개봉될 수 있어야 한다. 외출이 그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일본 팬들도 이 영화의 개봉을 손꼽아가며 기대하고 있다. 베드신을 굉장히 두근거리면서도 걱정스러워하면서 봤는데 영상미가 빼어나 안심했다. 베드신에 대해 일본 팬들에게 안심하고 봐도 좋다고 한마디 해 달라.

(웃으며) 우선 아름답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도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외출을 안심하고 보기를 바란다.

옆에 있던 손예진은 강도 높은 베드신에 대한 질문에 결혼한 남녀의 사랑이라 육체에 대한 부분이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찍으면서 그런 감정들을 짊어지기 힘들었다. 서영과 인수가 그 순간에 몰입하기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9시간에 걸쳐 찍었는데 영화를 봤을 때 다행히 인수와 서영의 느낌이 좋았던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적인 연기가 도드라졌다. 힘들지 않았는가.

대사가 절제돼 있었던 것은 정말 대사가 없었기 때문이고 많은 말들을 하고 싶었지만 구체적인 대사와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웃음) 하지만 그런 점들이 감독님 작품의 매력이고 특징인 것 같다. 정말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도 많이 받았다. 거짓말을 하나도 안 한 연기라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다. 그 순간을 진실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다.

촬영현장에서 분위기가 어땠는가. 워낙 내용이 심각하긴 하지만 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가.

소재가 너무 심각해서 현장도 많이 심각했던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깊은 갈등으로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 정말 힘들었던 기억밖에 안 난다. 감독님이 현장에서의 생생한 느낌을 좋아해서 배우 둘 한테 다 지시하지 않고 어떤 때는 나, 어떤 때는 손예진 씨에게만 지시를 한 후 상대 배우의 생생한 반응을 잡으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반응들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 달라.

솔직히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여러분과 편안하게 대화한 것 같아 기쁘다. 사랑의 색다른 감정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승재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