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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험설계사로 뛴다

Posted August. 03,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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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서울 강남지점의 보험설계사 정현석(37) 씨는 공인회계사다. 2001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모 회계법인을 거쳐 개인 사무실까지 냈으나 작년 3월 회계사 일을 접고 ING생명에 입사했다.

정 씨는 금융시장이 복잡해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개인 자산 관리가 중요해졌다며 법인 컨설팅을 했던 경험을 살려 개인 컨설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 국내 보험업계의 구조조정 1순위는 보험설계사였다. 은행에서 보험 상품도 파는 방카쉬랑스가 2003년 도입되고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설계사 수는 더 줄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보험사들은 설계사를 늘려가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특히 방카쉬랑스에서 두각을 보이는 회사일수록 고급 인력을 중심으로 설계사 충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보험사 고급 인력을 잡아라

5월 말 현재 생명보험사의 설계사는 총 13만6947명으로 2년 전(15만1096명)보다 9.4% 줄었다. 회사별로는 삼성 대한 교보 등 국내 대형 3사가 3%, 나머지 국내 중소형사는 21.5% 감소했다.

반면 전체 초회보험료(맨 처음 낸 보험료) 수입 가운데 방카쉬랑스 비중이 절반 이상인 4개 외국계 보험사는 같은 기간 1만578명에서 1만3904명으로 31.4% 늘었다.

ING생명은 3922명에서 5396명으로 37.5%, 메트라이프생명은 2154명에서 4007명으로 86% 증가했고 AIG생명, PCA생명도 보험설계사를 늘리고 있다.

이들 회사의 설계사는 국내 업체와 확연히 구별된다. 대부분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에 23년 이상의 직장 경험 보유자를 설계사로 뽑는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시중은행 출신은 물론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까지 보험설계사로 채용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이경우() 교육리크루트팀장은 최근 변호사가 설계사로 영입되는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설계사 지원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고급 상품 판매는 고급 인력이

방카쉬랑스에서 짭짤한 수익을 내는 외국계 보험사가 전통적 판매방식인 설계사 확충에 애쓰는 이유는 주력 상품의 성격이 바뀌고 있기 때문.

2001년 이후 변액보험과 CI(치명적 질병)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인력 확보가 보험사의 생존을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 보험 상품이 주식이나 채권 투자와 연계돼 금융지식을 꿰뚫고 있는 인력이 필요하게 된 것.

단순한 생명보험 상품은 온라인 판매로 돌리되 보험료가 높고 수익률이 변동하는 상품은 전문가를 통해 공략하는 전략이다.

보험회사가 가입자의 개인소득과 자산 등을 감안한 종합 금융 컨설턴트로 나선 것도 외국계 보험사가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선 이유다.

ING생명 정재원() 마케팅부장은 고객의 재정 상태와 자금 용도를 파악한 뒤 이에 따른 맞춤형 상품 설계를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설계사 조직을 전문 인력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