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내가 쇼핑한 경로 초단위로 나오네

Posted July. 29, 2005 03:04,   

日本語

30대 중반의 여성 고객 A 씨가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은 채소매장. 49초 동안 있다가 상추 한 묶음을 샀다. 생활용품 진열대로 가서는 망설이지 않고 치약을 샀다. 이날 A 씨의 쇼핑시간은 8분 40초. 카트(쇼핑 손수레)를 이용해 2만6110원어치를 구매했다.

A 씨의 구매 정보는 유통업체 본부의 스크린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전파식별(RFID)을 활용한 카트가 개발됨에 따라 할인점 등 유통업체의 고객 구매정보 확보가 더 간편해질 전망이다.

고객 동선() 초단위로 파악한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슈퍼익스프레스(대형 슈퍼마켓) 매장. 이곳에서 삼성테스코는 고객의 동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RFID 카트를 선보였다.

RFID 기술을 이용해 매장 내 고객의 동선을 분석하는 시스템은 세계 최초라고 삼성테스코 측은 밝혔다.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도 납품 과정에서만 RFID를 활용하고 있다.

RFID 태그를 부착한 카트와 장바구니가 매장을 지나가면 진열대 곳곳에 설치된 인식기가 이를 읽는 방식이다.

이로써 얼추 짐작하던 고객의 동선과 체류시간을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구매고객이 결제할 때 홈플러스 마일리지 카드를 제시하면 해당 고객의 연령과 쇼핑 동선, 구매상품 목록이 그대로 뜬다.

유통업체가 이 자료를 분석하면 고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진열대를 재배치하거나, 선호 품목만을 모아서 진열할 수 있다. 그만큼 쇼핑시간이 줄어들고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삼성테스코가 6월 30일부터 7월 14일까지 서초동 매장에서 RFID 동선 분석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결과 고객의 쇼핑 시간은 평균 8분 남짓으로 비교적 짧았다. 평균 20여 분 정도 머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고객의 쇼핑 동선도 기대와는 달리 매장 중간쯤에서 끊어져 계산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넘어야 할 장애 많아

모든 상품에 RFID 태그가 부착되면 고객이 카트를 밀고 계산대를 통과하면 저절로 구매금액이 계산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쇼핑 방식이 구현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RFID는 금속이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오작동률이 높다. RFID 태그에 들어가는 칩 가격이 비싼 것도 장애물이다. 많이 싸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개당 400500원에 이른다.

한국유통물류진흥원 강호민 본부장은 1, 2년 사이 한국의 RFID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지금은 선진국과 기술 수준이 비슷해졌다며 2, 3년 안에 RFID 기술을 상용화하는 물류분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