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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주기 상술 속지마세요

Posted July. 28, 20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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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송 학생 집이죠? 요즘 논술이 중요하다는 거 잘 아시죠?

서울 경기고 2학년인 송모(17) 군은 며칠 전 자신의 이름까지 알고 걸어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송 군은 최근 학원에서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고 논술학원이나 과외를 권유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고 말했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의 논술고사 비중이 집중 부각되면서 논술강의 수요가 늘자 학원들이 수강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텔레마케팅까지 동원=학원들은 전화 홍보요원을 이용한 텔레마케팅까지 동원해 이제 논술을 못하면 대학에 갈 수 없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학원 인근 중학교의 졸업앨범에서 고교생의 연락처를 얻거나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고교생이나 학부모에게 홍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중3 아들을 둔 이모(41여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씨는 대학에 가려면 논술을 꼭 해야 한다는 전화가 하루에도 2, 3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학원들은 또 여름방학 전 학교 앞에서 광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논술학원의 강사, 강좌 등을 안내한 공책, 책받침, 부채 등을 나눠주기도 한다.

서울 진명여고 1학년 김수영(16서울 양천구 목동) 양은 여름방학을 전후로 논술 관련 학원 홍보물이 부쩍 늘어났다며 학원 부근을 지나는 학생 차림의 행인에게는 집중적으로 홍보물을 나눠 준다고 말했다.

고1 딸을 둔 박모(여서울 강남구 개포동) 씨도 한 학원에서 고2, 3학년 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에 바쁘니까 지금은 논술에 다걸기(올인)해야 한다고 겁을 줘 결국 등록했다고 말했다.

엉터리 강사도 많다=학원들이 유명 강사라고 홍보하지만 학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강의의 질이 낮은 경우도 많다.

국문학 박사학위 소지, 논술 전공 식으로 허위 광고를 하거나 출신 대학은 숨기고 대학원 졸업 등으로 적기도 한다. 탐구과목을 가르치다 논술강사로 전환한 강사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 밀집지역의 강사 중에는 유명 대학 국문학과나 대학원 졸업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고1 학부모인 안모(48여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여러 학원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기존 논술과의 차이점 등에 대해 제대로 말하는 곳이 없고 통합교과형 논술은 어렵다는 말만 강조했다고 말했다.

유명 강사의 시범강의를 들어본 서울 B고의 국어교사는 글쓰기의 기초와 배경 지식 등에 대한 설명도 없이 논지를 분명히 하라는 말만 하더라며 최신 유행어와 심지어 욕설까지 섞어가면서 재미 위주로 강의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단속 나선 교육당국=교육인적자원부는 이달 초 16개 시도교육청에 학원의 불법 운영을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한국학원총연합회 임원 연수회에 참석해 일부 학원이 통합교과형 논술이 도입된 것처럼 기정사실화하는 광고로 학생과 학부모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본고사식 논술 강좌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교육청은 8월부터 수강료 과다 책정, 과장광고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위반 학원에는 벌점을 부과해 교습정지, 학원등록 말소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또 과장광고에 등장하는 강사에 대해 학력 등 경력의 진위도 확인하기로 했다.



길진균 노시용 leon@donga.com syr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