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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다큐 사진작가 살가도 첫 한국 전시회

세계적 다큐 사진작가 살가도 첫 한국 전시회

Posted July. 05, 20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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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따뜻한 흑백사진을 선보여 온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세바스티앙 살가도(61)전이 열린다. 작가는 브라질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도시로 왔지만 반정부 투쟁을 하다 1969년 프랑스로 망명해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커피 재배 현황 조사차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극심한 가뭄과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경제학 논문이 아니라 사진이 이들의 참상을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에 입문했다고 한다.

그는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특히 궁핍과 자연재해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의 한 도시에서 목발을 짚은 채 걸어가는 한 남자를 실루엣으로 잡은 이민 난민 망명자 시리즈, 풀 한포기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모래벌판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지나가는 앙상한 몰골의 아이를 찍은 기아 의료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또 산업혁명이후 점점 사라지고 있는 육체노동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인디언 농부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1970년대 후반부터 7년 동안 중남미 지역을 돌아다녔다. 며칠씩 걸어서 벽지의 산속 마을을 찾아다니며 가난과 고립된 환경 속에서도 금욕적이고 위엄있고 힘이 넘치는 인디언 농부들의 모습을 앵글에 담아 사진집 다른 아메리카인들(Other Americans)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처럼 펄떡이는 삶의 현장에 대한 관심은 이후 중국 인도 소련 방글라데시 쿠바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 전 세계 26개국의 4050개 작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찍은 노동자들(The Workers) 연작들에서 정점에 달한다.

브라질 금광에서 천 한 조각만을 몸에 두르고 금을 캐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허허벌판에서 거대한 배를 만들며 힘들게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기계와 컴퓨터에 자리를 빼앗긴 육체노동의 신선함과 원초적 삶의 건강함이 아직도 남아있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통해 작가는 인간성을 잃어버린 현대문명의 건조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총 173점의 오리지널 프린트가 나온다. 8일9월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갤러리. 성인 8000원, 1319세 6000원, 12세 이하 5000원. 02-733-6331



허문명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