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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 투 캅스

Posted July. 02, 200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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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를 네가 알렷다. 역사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조선시대의 사건 수사는 늘 이런 식이다. 문초()과정에서 사람이 죽어나가기 일쑤다. 하지만 사건판례집인 심리록()이나 일종의 법의학 서적인 무원록()은 조선시대에도 나름대로 과학수사가 이루어졌음을 말해준다. 조선 성종 대부터 400여 년 동안 한성의 치안을 맡았던 포도청에 다모()를 두었던 것도 요즘 말하는 인권수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다모는 얼핏 포도청 벼슬아치의 식사를 담당했던 찬모()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오늘날의 여형사를 그렇게 불렀다. 내외()의 법도가 엄해 외간남자는 남의 집 안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던 그 시절, 규방()사건을 수사하고 염탐과 탐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게 그들의 임무였다. 조선후기의 학자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는 김자점 역모사건도 다모의 정보로 전모가 드러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어제는 여경() 창설 59주년 기념일로 조선시대 다모에서 이름을 따온 다모 대상 시상식도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545명의 범인을 검거한 황현주 경사가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여경들에겐 이날도 우울한 하루였다. 장군 잡는 여경으로 주목받던 강순덕 경위가 수배자에게 운전면허증을 위조해준 혐의로 얼마 전 구속된 데다 최초의 여성 지방청장으로 승승장구하던 김인옥 경무관도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경들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스타 투 캅스의 추락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 경찰의 4.3%에 이르는 여경 3970여 명의 명예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여경들은 이번 사건을 자기관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여경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경의 세심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진정한 스타 여경의 탄생을 기대한다.

송 대 근 논설위원 dk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