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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노심 칼을 잡다

Posted June. 30, 200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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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사진) 신임 법무부 장관이 29일 취임했다. 천정배호()에 대한 검찰 안팎의 관심은 비상하다. 누구보다 노무현() 대통령과 가깝고, 누구보다 노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을 잘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탁됐기 때문. 천 장관 본인의 개혁 의지도 강하다.

천 장관은 취임사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그는 검찰권 행사를 비롯한 법무 행정 전반에 걸쳐 기본적 인권과 적법절차가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며 자체 감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장관은 특히 국민에 의한 건전한 견제가 가능하도록 모든 분야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해 국민 참여에 의한 검찰 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검찰 변화 불가피=천 장관은 2004년 7월 초 강금실() 당시 법무부 장관의 경질설이 돌 때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개혁한다면서 1년을 맡겨두었는데 그동안 무슨 성과가 있었나. 시끄럽기만 했지.

천 장관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여권이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다.

천 장관은 2003년 법무부 국정감사 때 공수처 설립 등을 내용으로 한 검찰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2004년 6월 18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엔 공수처에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줘야 한다는 강성 발언도 했다.

28일 개각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회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검찰 권한을 줄이는 쪽이어서 검찰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자서전으로 본 천 장관의 검찰관=천 장관의 검찰관은 정치권 입문 직전인 1996년 3월 출간한 자서전 꽁지머리를 묶은 인권 변호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천 장관은 사법연수원 성적이 3등이었지만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주는 임명장을 받을 수 없었다며 판검사 임용을 포기했다고 썼다.

천 장관은 인권변호사 시절 해고 노동자의 변론을 맡았을 때 대학 동기인 공안검사가 왜 그런 불순 세력들하고 어울리는 거야. 이제는 앞길도 좀 챙기게라고 충고하는 데 대해 측은해서 자네는 출세해서 좋겠어라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검찰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실었다. 천 장관은 1994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518 가해세력을 고소 고발했을 때 변호인이었다. 천 장관은 당시 서울지검 공안1부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피의자 58명 전원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을 이렇게 꼬집었다.

검찰은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는 대통령의 꼬붕 노릇을 충실히 해냈다. 검찰 스스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할 자격과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518특별법 제정 지시 전 기소했다면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의 핵심 쟁점인 검사 작성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내용도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 공무원의 변호를 맡아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법정에서 부인해 버린 것. 고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 반응=한 검사장은 밖에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장관이 됐는데 검찰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부장급 간부는 검찰에 대한 편견이 심해 검찰의 앞날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을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