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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서 스퍼트 타이스 제치고 독주

Posted March. 13, 200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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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에서 케냐 선수로는 처음 우승해 행복해요. 작년 대회에서 37초차로 우승 메달을 내줬던 거트 타이스에게 설욕한 것도 기쁩니다.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2시간 8분대면 만족할 만한 기록입니다.

200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6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윌리엄 킵상(28케냐). 2시간 8분 53초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 6분 39초)보다 2분 이상 뒤졌지만 표정은 환했다.

예상대로 13일 레이스의 하이라이트는 킵상과 타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턴매치. 작년 대회에서 타이스에게 우승을 내줬던 킵상은 초반부터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타이스를 견제하며 설욕을 별렀다. 타이스가 초반 1위 그룹 뒤에 약간 처지자 똑같이 처졌다. 25km 지점에서 타이스가 치고 나가자 곧바로 따라붙었고 타이스가 26.8km 지점에서 다시 치고 나가자 또 따라붙었다. 30km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리는 숨 막히는 신경전.

승부처는 잠실 석촌호수 옆을 지나던 32.5km 지점. 킵상은 타이스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갑자기 스피드를 올려 단숨에 50m 정도를 앞섰다. 35km 지점에선 그 간격이 300m까지 벌어졌고 이때 사실상 승부를 가린 셈이었다.

그러나 승부가 일찍 결정된 것은 기록 단축의 측면에선 아쉬운 대목. 타이스를 멀찌감치 떨어뜨린 킵상은 안도감 때문인지 이후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두 선수의 레이스 경쟁이 좀 더 이어졌다면 우승기록이 최소한 2시간 6분대는 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킵상은 지난해 타이스에게 밀려 2위에 그친 게 가슴 아팠다. 타이스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30km까지만 그를 따라붙으면 그 다음엔 내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킵상은 2003암스테르담 마라톤에서 2시간 6분 39초로 우승하며 급부상한 신예. 지난해에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2시간 8분 40초로 2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7분 43초로 2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케냐 대표로 선발돼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