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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내일 60주기

Posted February. 14, 200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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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은 윤동주 시인이 조국의 광복을 불과 6개월 남겨두고 감옥에서 사망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

그가 만 27년 2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형무소는 지금은 미결수를 가두는 구치소로 바뀌었다. 부지의 상당 부분은 공원과 시민회관으로 변모했다.

13일 오후 후쿠오카 시 사와라() 구 모모치()의 구치소 담 밖 소공원에서 40여 명의 일본인과 한국인이 참가한 윤동주 시인 60주기 추도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후쿠오카 시민들로 구성된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이 주도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열 번째. 교사 주부 의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회원들은 매년 기일 직전의 일요일에 추도식을 가져 왔다.

호리타 히로지(67) 씨는 자위대 해외 파병, 평화헌법 개정, 애국심 교육 등 요즘 일본 사회는 국민을 다시 전쟁터로 내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할 때마다 고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1995년 12월 만들어졌다. 후쿠오카형무소 부근에서 태어난 니시오카 겐지(60) 후쿠오카현립대 교수가 연세대 교정에서 윤동주 시비를 보다 시인이 자신의 고향에서 운명한 사실조차 모르고 지내 온 데 대한 반성과 참회의 심정으로 만들었다.

10년 가까이 매달 한 차례꼴로 100여 차례 모였다. 한 편의 시를 읽고, 감상을 나누며 토론한 결과를 정리한 회보 2호가 올해 헌정됐다.

추도식은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오를 합창하며 1시간여 만에 끝났다. 북간도의 고향과 부모형제를 그리며 유학생 윤동주가 자주 부른 노래였다.

일행은 형무소 부지에 세워진 시민회관 안으로 자리를 옮겨 윤동주 평전의 작가 송우혜() 씨의 특별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였다.

고인이 강제로 맞았던 주사는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관동군 산하 731부대가 실험했던 혈장 대용 생리식염수였을 것입니다. 당시 규슈제국대 의학부 의사들이 연구에 가담해 여기 수감된 한국의 독립운동가들도 생체실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몇 해 전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에 동참한 의사 다케다 마사카쓰() 씨의 말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회원인 니시니혼()신문 이데 온사쿠() 논설위원은 한일 양국의 우정이 깊어지려면 역사 인식의 차이를 메우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윤동주의 삶과 죽음을 되새겨봄으로써 양국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헌주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