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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정부부처 인사실험 태풍

Posted January. 25, 200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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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김모 과장은 이달 초 부하 직원들의 업무 처리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싫은 소리 한마디를 못했다. 막상 문제점을 지적하려다가도 그래 내가 참아야지 하면서 혼자서 분을 가라앉혀야 했다.

이달 중순 실시된 다면()평가 때문이었다. 다면평가에서 부하 직원들이 매기는 점수가 낮게 나오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정부 부처마다 전례 없는 인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큰 방향은 공모제와 다양한 평가 방식 도입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현실을 무시한 인사 실험으로 공무원 사회의 안정을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다면평가 결과가 나쁘면 보직 주지 않는다=재정경제부는 25일 국장과 과장급 가운데 다면평가가 좋지 않게 나온 간부들에게 보직을 주지 않는 대신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다른 인사자료와 함께 전 직원이 참여하는 다면평가와 업무 유관 부서 직원들만 참여하는 다면평가 등 두 가지 평가 결과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도 25일 서기관 이하 200여 명에 대한 인사를 하면서 1월 중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다면평가 결과를 반영했다. 인사 방식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조직 전체의 동요를 막기 위해 당초 2월 초 발표할 예정이던 인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인기투표로 간부 선임 논란=공정거래위원회는 모든 국장 직위에 대한 내부 공모를 실시해 부하 직원들의 선호도 조사 등을 토대로 국장급 간부를 선임하기로 해 인기투표로 간부를 선임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 국장 인사를 앞두고 지원자들에게서 직무수행계획서를 제출받기도 했다. 복지부는 또 지난해 말 사무관 승진 인사를 하면서 승진 대상자들에 대한 면접을 한 뒤 그 결과를 30% 반영했다.

엇갈리는 평가=공무원 사회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경제 부처의 국장급 간부는 다면평가를 해 보니 아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좋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어 변별력이 제대로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산업대 남궁근(행정학) 교수는 급격하게 제도를 바꿀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관료사회가 새롭게 변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방향은 대체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