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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교육을

Posted January. 25, 20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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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각각 24일과 23일자 사설을 통해 공립학교에서 확립된 과학 이론인 진화론의 대안으로 과학이 아닌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적설계론을 과학 시간에 가르치는 것은 미국 헌법이 정하고 있는 정교() 분리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두 신문의 사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일고 있는 미국 사회와 법조계의 보수화 경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적설계론은 생물계가 너무 복잡해 인간이 진화의 결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없고 지적인 힘을 가진 초월자가 창조에 개입했음이 틀림없다는 이론.

1991년 법학자 필립 존슨이 심판대에 선 다윈(Darwin on Trial)이란 책을 통해 널리 확산시킨 주장이다. 유일신이나 종교를 끌어들이지 않고 진화론을 비판해 창조론자들에게 진화론에 대한 반박논리로 각광을 받아 왔다.

특히 1987년 미국 대법원이 루이지애나 주의 교과과정에 관한 판결문에서 과학 교과과정을 재조정해서 특정한 종교적 관점과 일치하도록 할 수 없다. 루이지애나 주는 창조론을 과학 교과과정에 편입시킬 수 없다고 판결한 뒤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수세에 몰렸던 기독교 창조론자들은 지적설계론에 환호를 보냈다.

지적설계론이 다시 이슈화한 것은 지난해 말 펜실베이니아 주 도버의 한 학교위원회가 과학시간에 지적설계론을 진화론과 함께 가르치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학부모들을 대리해 연방법원에 이를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도버 학교위원회 변호사들은 지적설계론은 종교가 아니므로 정교 분리 조항에 근거한 1987년 판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CLU 측은 지적설계론에서 말하는 초월자가 하느님이 아니라면 외계인이란 말이냐며 교육금지 가처분판결을 신청했으나 패소하고 말았다.

이에 고무돼 캔자스와 위스콘신 주 교육위원들도 올해 안에 지적설계론을 지지하는 소송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지아 주의 한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과학 교과서에 진화론은 사실이 아니라 이론일 뿐이다라는 스티커를 붙였다가 법원으로부터 스티커 제거 명령을 받자 항소하기로 하는 등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마침 최근 CBS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5%, 부시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67%가 진화론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또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3분의 1이 성경이 글자 그대로 진실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윤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