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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김이 누구야?

Posted January. 19, 2005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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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케빈 김(27)이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에서 처음으로 3회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2회전. 세계 랭킹 86위 케빈 김은 섭씨 35도의 무더위 속에서 안정된 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세계 106위 기예르모 가르시아 로페스(스페인)를 3-0(6-2, 6-4, 6-2)으로 가볍게 눌렀다.

1회전에서 이형택(삼성증권)을 제쳤던 케빈 김은 세계 5위 카를로스 모야(스페인)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로페스를 맞아 71%의 높은 첫 번째 서브 성공률과 상대보다 20개나 적은 22개의 에러로 완승을 엮어 냈다. 서브 최고 시속 201km에 에이스는 5개.

케빈 김은 30번 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과 16강전 진출을 다툰다.

196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케빈 김은 5세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해 주니어 유망주로 꼽혔다.

1996년 명문대학 UCLA에 입학해 이듬해 프로로 전향한 뒤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삼성증권대회를 비롯해 무려 28개 대회에 출전하며 투어대회보다 낮은 챌린저대회에서 3차례 우승했다. 9월의 차이나 오픈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꺾으며 주목받았다.

그 덕분에 150위 안팎에 머물던 세계 랭킹이 올해 초 100위 이내로 진입하면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자동 출전권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와일드카드를 받거나 예선을 거쳐 US오픈 3차례, 프랑스오픈 한 차례 등 그랜드슬램 대회에 4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호주오픈 출전은 이번이 처음. 180cm, 75kg의 신체조건에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주무기.

현지에서 케빈 김을 지켜본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안정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으며 자신감과 승부근성이 생긴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신체조건이나 서브 스피드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실수를 줄이고 파워보다는 정교함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것.

한편 여자단식에선 형광색 원피스와 테니스 부츠 같은 파격 의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레나 윌리엄스(미국)와 미녀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나란히 3회전에 진출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