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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누구를 위한 강경인가

Posted October. 31, 20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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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상태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좌파 공세에 대해 먼저 사과하지 않는 한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과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의원총회와 고위당정회의에선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강경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장외투쟁도 불사할 태세여서 여야 정면충돌 조짐마저 보인다.

이 총리의 책임이 큰 만큼 먼저 사과함으로써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옳다. 총리의 한나라당 폄훼 발언만 아니었더라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뒤집기를 되치기 해야 한다 박근혜식 색깔 독재 보수 세력의 제2의 탄핵 등 또 다른 막말로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나라와 국정 전체를 봐야 한다. 1030 재보선 결과에서도 드러났지만 민심은 바닥이다.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도 20%대로 떨어졌다. 415 총선에서 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민심이 왜 이렇게 변했는가. 여전히 기득권 세력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믿는다면 해법은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내부의 온건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도 처음엔 우리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총리는 유감을 표명하고 한나라당은 색깔공세를 중단하는 선에서 문제를 풀자고 했다가 이틀 만에 강경으로 선회했다. 그는 이 정부와 여당 안에 좌파나 주사파가 있다면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으로 당장 고발하라. 얼마든지 고문당해줄 용의가 있다는 거친 말까지 쏟아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사태 수습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노 대통령은 경남 통영에서 투쟁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바뀌었다면서 1990년대 후반을 넘어서면서 투쟁이 국가발전에 점점 짐이 되는 것 같다고 했지만 정작 이 총리의 막말과 이로 인한 여야 대치정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한 책임총리제이자 총리와의 역할 분담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