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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징크스 고국서 날렸다

Posted October. 31, 200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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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브릿지의 마지막 다리(브리지)를 건너가는 그녀의 모습은 도도하고 아름다웠다.

갤러리들의 열렬한 박수갈채 속에 사뿐사뿐 다리를 건너 아일랜드홀인 18번홀(파5) 그린 위에 올라선 주인공은 1.5m짜리 버디 퍼트 성공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해 준우승 6차례의 불운을 털어버리고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 이후 7개월여 만에 거둔 시즌 2승. 기다리던 고국 무대 첫 우승인 데다 데뷔 이래 해마다 1승씩밖에 올리지 못한 징크스도 벗어 던진 소중한 우승이었다.

버디퀸 박지은(나이키골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챔피언이 됐다.

31일 제주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인 박지은은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세계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과 카린 코크(이상 스웨덴)를 5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작년 안시현(코오롱엘로드)이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12언더파 204타)을 4타나 줄인 신기록.

박지은은 3번홀에서 승부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드라이브샷 뒤 안전하게 숲으로 된 계곡 앞에 떨어지는 아이언샷으로 레이업했지만 박지은은 3번 우드를 잡고 이 계곡을 넘겼다. 남은 거리는 불과 5060야드. 로브웨지를 잡은 박지은은 핀 1.5m에 붙인 뒤 첫 버디를 낚아 내며 버디 행진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박지은은 18개 홀을 도는 동안 핀 3m 이내에 붙인 게 무려 14차례에 달할 정도로 신기의 샷 감각을 선보였다.

우승상금 20만2500달러를 더해 투어 상금랭킹 4위에서 2위(142만9338달러)로 올라선 박지은은 그린재킷 대신 빨간색 저고리와 청색 치마로 된 예쁜 한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라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