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잼버리 전현 책임자 11명중 “파행 우리 탓” 답변은 ‘0명’

잼버리 전현 책임자 11명중 “파행 우리 탓” 답변은 ‘0명’

Posted August. 14, 2023 08:20,   

Updated August. 14, 2023 08:20

日本語

“여성가족부에 대해 과잉 지탄이 가해지고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2020년 7월 잼버리 조직위원회 첫 구성 당시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

“행정안전부가 구체적인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고 본다.”(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던 기간 차관을 지낸 전직 행안부 차관 A 씨)

동아일보는 11일 막을 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파행 원인을 묻고 재발을 막기 위한 백서(白書)를 쓰기 위해 잼버리 행사 준비와 운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관계기관의 전현직 책임자 11명을 10∼13일 인터뷰했다. 이 가운데 본인이나 소속 기관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취재팀이 인터뷰를 시도한 대상은 잼버리 조직위원회 소속 5개 기관(여가부, 행안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스카우트연맹,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을 비롯해 집행위원회를 맡은 전북도, 대통령실, 국무조정실 등 총 8개 기관이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통화가 성사되지 않았다. 수차례 전화와 문자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문체부와 행안부, 대통령실, 국무조정실은 “답하기 곤란하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 의원은 “지금 시점에선 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지만 13일 기자회견에서 “힘이 센 기관이 일선 공무원을 희생양 삼기 위한 감찰 시도로는 본질을 규명할 수 없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행사의 컨트롤타워는 (전북도가 아닌) 조직위원회였다”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아무도 책임지거나 반성하지 않는 현실이 잼버리 행사를 ‘3000억 원짜리 관재(官災)’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관계기관이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 규명 과정에서도 ‘남 탓’으로 일관한다면 전 세계인의 실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