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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하다’고 말하는 용기

Posted August. 13, 2018 08:15,   

Updated August. 13, 201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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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그것이 해결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해결책이 관습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호프 자런 ‘랩걸’

 2017년 자런 박사의 ‘랩걸’이라는 책이 과학 분야 베스트에 올랐다. 2017년 연말에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책으로 이 책을 꼽으면서 올해 상반기에 이 책이 다시 한번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유 작가는 외국에서 유학 중인 딸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식물을 연구하는 한 여성과학자가 씨앗에서 커다란 나무로 성장해가는 자서전 성격의 내용과 본인의 전문 분야인 식물학 연구를 통해 얻은 삶에 대한 통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필자는 랩걸의 저자가 여성과학자로서 감내해야 했던 힘든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서 책을 읽었다. 미국 같은 선진국도 한국에서 여성과학자가 겪는 것과 유사한 어려움을 견뎌야 한다는 먹먹한 깨달음 때문에 책을 덮으면서 매우 우울해졌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과학자가 남성과학자만큼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성과학자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평소의 입장을 재확인했을 따름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여성은 다른 나라의 여성보다 훨씬 힘든 상황을 견뎌야 한다. 한국의 유리천장지수가 5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인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여성들은 항상 편견의 벽에 부딪히다보니,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태도가 포기, 순응이거나 정반대로 공격, 저돌적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대한항공에서 일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린 전직 승무원의 산업재해 신청 뉴스를 접하고 필자는 또 한 번 울컥했다. 무조건 참기만 하는 게 미덕인 세상이 아니다. 이제는 당당한 철옹성 같던 세상에 부딪혀서 목소리를 내야만 할 때다. 부당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는 용기를 이 시대의 모든 일하는 여성들이 갖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