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빙속 여제’ 이상화,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서 은메달

‘빙속 여제’ 이상화,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서 은메달

Posted December. 05, 2017 09:01,   

Updated December. 05, 2017 09:13

日本語

 

한국 선수 사상 첫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전성기 시절에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이상화는 4일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경기에서 36초86로 고다이라 나오(31·일본·36초53)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고다이라에게 올 시즌만 월드컵 1, 2차 대회(레이스 각각 2번)를 포함해 내리 5번의 패배. 그렇지만 표정은 밝았다.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면서 올 시즌 첫 36초대 기록을 썼다.

 이상화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계 기록 36초36을 작성하기 전에 36초80, 36초74의 기록을 차례로 썼던 캘거리 올림픽 오벌 트랙에서 다시 옛 기억을 살렸다. 이상화는 “캘거리는 ‘홈 타운’ 같은 곳이어서 부담 없이 탔다”며 흡족해했다. 이상화는 지난달 2차 대회에서 1차 레이스 7위, 2차 레이스 3위를 한 뒤 불거진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지워냈다. 이상화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뭔가 좋은 기분을 느꼈는데 2차 대회에서 생소한 링크(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얼음에 적응하지 못했다. 두 번 연습하고 뛰어서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상화는 이번 3차 대회에서 초반 100m 기록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중, 후반 3, 4번째 코너 구간에서 최대한 가속으로 진입하는 것에 집중했다.

 “마지막 코너에서 400m 지점을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기록이 달려 있다고 포인트를 맞췄어요. 예전에 독일 선수와 1위 경쟁을 할 때도 초반에 밀리더라도 중반에 잘 밀고 나가면 좋은 기록을 냈어요.”

 올 시즌 제조사를 바꾼 스케이트 날에도 적응해 가고 있다. 이상화는 “케빈 코치와 상의해 스케이트 날을 바꿔보고 테스트를 해봤다. 길이는 같지만 느낌으로는 기존의 날보다는 짧아진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스케이트 날이 길고 빙판에 오래 머물수록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날이 너무 길면 다리를 옆으로 밀거나 거둬들이는 동작이 불편해질 수 있다. 이상화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발이 자꾸 뒤로 빠지는 자세가 나와 스케이트의 날을 미는 힘이 속도로 잘 연결되지 못했다. 새 스케이트 날은 좀 더 짧은 느낌을 주어 예전의 불편한 느낌을 덜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후 이상화는 1등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고다이라와의 경쟁을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면서 평창 올림픽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리던 몸 상태도 정상 때의 90%라고 힘줘 말했다. “늘 뒤에 있는 선수에게 잡히지 않을까 두려웠어요. 1등이 되려고 ‘콤마’ 뒤 숫자(소수점 이하를 의미)와 싸움을 하다 보니 외롭기도 했죠. ‘중요할 때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많았죠. 그러나 이제는 내 위치가 2% 부족한 정상에 있다는 걸 받아들입니다. 이 자리가 편해요. 그러다 보니 더 점점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무조건 평창에서 터뜨릴게요.”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