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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 부패 사정에... 일고미술품 때아닌 호황

중반 부패 사정에... 일고미술품 때아닌 호황

Posted June. 21, 2016 07:25,   

Updated June. 21, 20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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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바이완(100만) 위안!”, “량바이완(200만) 위안!”

 10일 일본 중부 아이치(愛知) 현 나고야(名古屋) 시의 한 호텔. 오전부터 열린 일본 경매회사의 고미술품 경매는 중국어로 진행됐다. 참석자 약 100명 가운데 80명가량이 중국인이었다. 9시간 동안 고미술품 778점이 팔렸는데 대부분 중국인이 사갔다. 가장 비싼 900만 엔(약 1억200만 원)짜리 송나라 시대의 먹을 구매한 사람도 상하이(上海) 컬렉터였다.

 중국 지도부가 강도 높게 추진 중인 반(反)부패 정책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고미술품을 구입하고 보관하는 중국 부유층이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뇌물로 고미술품을 주고받던 관행이 철퇴를 맞으면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시장 혼란을 틈타 가짜도 기승을 부린다. 리스크가 커진 탓에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 부유층이 늘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일본에서 중국인을 위한 고미술품 경매를 취급하는 주요 기업만 5곳”이라고 전했다. 중국 부유층을 겨냥해 일본 관광과 고미술품 경매 참가를 묶은 여행상품도 나왔다.

 낙찰 받은 미술품을 중국에 가져가는 대신 일본에 보관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일본으로 도피한 뒤 팔아 현금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전문 보관업체인 데라다 창고는 도쿄(東京) 만에서 미술품 전용 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 해외 홍보를 시작했는데 중국인의 보관 의뢰가 급증하면서 200개의 방이 모두 차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술품이 상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로 관리해 주는 등 중국 자택보다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중국인 고객들에게 ‘보관 목적을 필요 이상으로 묻지 않는다’ ‘아시아의 스위스은행 같은 곳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임대료가 월 100만 엔(약 1130만 원)이 넘는 150m² 규모의 방에 몇 년 동안 물건을 맡긴 중국인도 있다고 한다. 보관비를 감안하면 내용물은 최소 수십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